'라임사태'도 정관계 로비의혹 일파만파…여권 실세 정조준
여권 인사들도 연루 의혹…기동민 의원 소환조사 '의혹부인'
강기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 증언에 반발…'법적대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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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이승환 기자 = 펀드환매 중단으로 1조6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낸 금융범죄 사건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가 여권·청와대 인사가 연루된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로비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이어지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정·관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수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 배후 전주이자 각종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라임사태가 드러난 이후 금융당국의 조사 등을 피하기 위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인사들도 김 전 회장의 로비을 받았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이 가운데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5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 받았다. 기 의원은 지난 2016년 김 전 회장에게 3000여만원의 불법 정치자금과 맞춤형 양복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해당 의혹으로 검찰의 소환조사 요청을 받는 여권 인사는 점차 늘고 있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대표적이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리고 "검찰 측에서 라임사건으로 소명 요청을 하여 가능한 날짜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저는 라임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이를 계기로 사실관계가 명확히 정리되길 바란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A의원과 전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B씨도 김 전 회장으로부터 해외골프 로비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아 소환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도 로비를 했다는 정황도 새롭게 나왔다. 조선일보는 김 전 회장이 라임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5월 이를 우려하는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인에게 "형이 일처리 할 때 경비를 아끼는 사람이냐"며 "금감원이고 민정실(청와대 민정수석실)에도 다 형 사람이여"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김 전 회장의 로비를 받은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됐거나 실형을 선고 받은 정·관계 인사도 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부산지부 대표 출신인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은 지난 7월 김 전 회장에게서 불법정치자금 3000만원을 수수하고 조합투자 청탁도 받아 자신의 동생에게 5600만원 상당을 챙기게 한 혐의(배임수재)로 구속기소됐다.
다만 이 위원장 측은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게 아니라 회사운영자금 명목으로 김 전 회장에게 빌린 것이고 배임수재 혐의 역시 부정한 청탁 자체가 없었다며 부인하고 있다.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라임 관련 금융감독원 내부 문서를 누설한 혐의로 지난 9월18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김 전 행정관 측은 같은 달 25일 검찰 공소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일반적 형량보다 양형이 다소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정·관계 로비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 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환승) 심리로 열린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이 한 법정 증언에서 비롯됐다. 광주MBC 사장 출신인 이 전 대표는 라임과 정치권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대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7월 이 전 대표가 '내일 청와대 수석을 만나기로 했는데 비용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5만원짜리 다발을 쇼핑백에 담아 5000만원을 넘겨줬다"고 진술했다.
그는 "정무수석(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란 분하고 (이 전 대표가) 가깝게 지낸 건 알고 있었다"며 "이 전 대표가 인사를 잘 하고 나왔다고 했다. 금품이 (강 전 수석에게) 잘 전달됐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강기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의 법정 증언에 반발해 곧바로 법적대응에 나섰다. 그는 지난 12일 서울남부지검에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위증 및 명예훼손 혐의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1원도 받지 않았다"며 "김 전 회장의 위증과 명예훼손적 진술, 언론의 악의적 보도에 의해 명예가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대표 공판 때 했던 법정 증언을 앞선 검찰 조사에서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진술을 확보하고도 강 전 수석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라임사태에 청와대·여권인사 로비 연루 의혹이 연일 계속 불거지고 이를 토대로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여당은 적극 반박에 나섰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의 고질병이 계속되고 있다. 라임과 옵티머스 건으로 근거 없는 의혹제기, 부풀리기를 통한 정치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도대체 뭐가 나왔길래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라임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의 부실을 고지하지 않고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 결국 환매가 중단되고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사건이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6000억원, 피해자는 4000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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