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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정부가 오는 17일 예정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隆) 전 총리 장례식에 맞춰 국립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조기'(弔旗)를 내걸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교도통신·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13일 전국 국립대와 소관 법인, 사립학교진흥·공제사업단, 공립학교공제조합 등에 보낸 통지문에서 최근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결정된 나카소네 전 총리 장례식 관련 사항을 소개하며 "이 취지에 따라 조치해 달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주재 각의에서 니카소네 전 총리 장례식 당일 정부 각 부처가 조기를 걸고 같은 날 오후 2시10분엔 묵념을 하기로 결정했다. 즉, 이 같은 각의 결정사항을 대학 등에서도 따라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문부성은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교육위원회에도 "참고삼아 알려드린다"며 같은 내용의 통지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부성은 "시구정촌(市區町村·기초자치단체) 교육위에도 (나카소네 전 총리 장례식 관련) 내용을 주지시켜 달라"고 요구, 사실상 전국 모든 학교에 조기 게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본 총무성도 지난 7일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장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정부의 조치와 동일한 방법으로 (나카소네 전 총리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통지문 발송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교육계와 정치권에선 "시대에 맞지 않는 일"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히로타 데루유키(廣田照幸) 니혼(日本)대 교수는 "정치인 장례식에 정부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나카소네 전 총리에 대한 조의 표명 여부는 "각 국립대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입헌민주당의 렌호(蓮舫) 참의원(상원)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나카소네 전 총리의 공적은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스가 정권은 '마음의 자유'를 건드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11월29일 향년 101세로 숨진 나카소네 전 총리는 56년 간 직업 정치인으로 활동해 '일본 현대 정치사의 산증인'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특히 그는 1985년엔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현직 총리로선 처음으로 '군국주의 상징'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해 한국·중국 등 일본의 침략전쟁을 경험한 주변국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당초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올 3월 나카소네 전 총리 장례식을 합동장(葬) 형식으로 치르려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때문에 계속 미루다 이달 17일 열기로 결정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문부성이 전직 총리 장례식과 관련해 각급 기관에 조기 게양 등을 요구하는 통지문을 보낸 건 2006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 장례식 이후 처음이다. 문부성은 2007년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전 총리 장례식 땐 "관계 부처의 요청이 없었다"는 이유로 이런 통지문을 발송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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