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뉴스1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정의선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 등 중후장대 계열사에 닥칠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대대적인 임원 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갑작스러운 대규모 인사이동으로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주류 시각이지만 계열사 수장의 거취에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오랜 기간 그룹의 실질적인 '2인자'로 불려온 김 부회장은 1983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기아자동차해외영업본부장으로 발령난 2003년까지 20년 동안 현대차에서 근무했다. 2010년에는 그룹 기획조정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다 2018년 12월 현대차그룹의 부회장단 인사에서 김 부회장이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기자 이미 경영2선으로 사실상 물러서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쏟아졌다. 

정 회장이 새 시대로 향하겠다는 방향성을 확실히 설정한 만큼 그에 걸맞은 그룹 차원의 인사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 경우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에게는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포스코에서 포항제철소장과 광양제철소장을 지낸 안 사장은 정 회장이 현대제철 사장으로 스카웃 한 인물이다. 정 회장은 현대제철 생산과 기술 전반을 그에게 전권 위임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수소 생산 등에 주력하며 정 회장의 수소경제 체제에 발맞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사실상 고문 역할로 물러난 것과 다름없다"며 "젊은 피를 중심으로 물갈이가 있을 것 같지만 인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어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의 향방도 주목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이 23.29%의 지분을 소유한 물류 회사로 내부 거래 비중은 지난해 기준 67.2%다. 

김 사장은 정 부회장 시절인 2018년 현대·기아차 구매본부장에서 현대글로비스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당시 60대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난 자리를 문대흥 현대파워텍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등 50대 사장단과 함께 자리를 채운 점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1960년생인 김 사장은 올해 61세로 60대 사장단에 진입했다. 

하지만 임원 인사가 진행되도 김 사장의 거취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오너와 가까웠던 회사이고 최근 수소도 나르고 있는 만큼 앞으로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회장의 외각 라인에 있던 인물을 사장으로 앉히지는 않았을 것이어서 다른 사장들보다 임원 인사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