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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 3대 공항이자 아시아 허브로 도약을 기대하던 인천국제공항이 재정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처음 해외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공사채 발행 규모는 2024년까지 10조원에 달할 전망. 공사채 가운데 절반은 공항 4단계 건설사업에 사용된다. 코로나19 사태 직전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던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고 1-2터미널 연결 및 4활주로 건설 등을 포함한다. 국가적인 비상사태에도 4000억원에 가까운 정부 배당금 납입기한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공항공사의 적자 예상규모와 맞먹는 수준. 공공부문 부실화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매년 또박또박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챙겨간 정부는 아무 말이 없다.
2020~2024년 공사채 10조원… 이자 부담 증가
하지만 인천공항의 독점적 경영권과 지위에도 재정난이 지속될 경우 채권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조9749억원이다. 공사는 이번 해외채권 발행뿐 아니라 ▲2020년 1조9400억원 ▲2021년 1조3500억원 ▲2022년 1조400억원 ▲2023년 3조7100억원 ▲2024년 2조200억원 등 5년 동안 총 10조600억원 규모의 공사채를 추가 발행해야 한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으로 ▲2021년 728억원 ▲2022년 773억원 ▲2023년 1023억원 ▲2024년 926억원 ▲2025년 2222억원 등을 부담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공사가 자체적으로 막대한 재원을 확보한 이유는 정부의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사채로 확보한 자금 중 절반에 가까운 4조8000억원은 국책사업인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에 사용된다. 나머지는 공항 상업시설과 지상조업(정류료· 착륙료) 임대료 감면 등에 쓰일 예정이다. 공사는 지난해에도 4단계 사업 공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사채 7000억원을 발행했다. 2018년에는 더 적은 1200억원을 발행했다. 올해 채권 발행액만 봐도 최근 2년 평균의 5배 수준이다.
내년 정부 배당금 ‘0원’ 예상, 감면이나 유보 논란
이런 상황에도 공사는 올해 국토교통부에 3994억원을 배당해야 한다. 공사는 정부 출자기관으로 ‘국유재산법’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발생했을 때 배당금을 납부한다. 정부 출자기관의 배당금은 기획재정부 소관의 일반회계와 주무부처 소관의 특별회계로 분류되는데 공사의 경우 특별회계로 국토부와 배당을 협의할 수 있다.
공사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배당금 납입기한이 당초 5월에서 10월 말로 유예됐다. 강준희 기획재정부 국고국 출자관리과장은 “아직까지 배당금 추가 연장에 대한 요청이 없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유례 없는 특수상황이어서 연말까지 재연장 요청이나 검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배당금을 아예 유보하는 것은 일종의 체납이기 때문에 연체로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공사는 정부가 지분 100%를 가진 공기업이다. 주주로서의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국토부는 재정집행 여력이 있는지 관련 부서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높은 임대수익 의존도… 정부 인프라 투자 절실
사회간접자본(SOC)은 국고 지원이 필요한 공공인프라임에도 정부 투자가 없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공공기관 부채는 방만경영이 일부 원인이기도 하지만 부채가 쌓인 공기업의 이익을 배당보다는 부채 감축에 사용하거나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도 이익금의 사용순위로 이익준비금과 법정적립금에 이어 세 번째로 배당을 정하고 있다. 배당금을 유보하고 재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수년째 국감 등을 통해 나오고 있다.
최근엔 1000조원대 정부 운용기금의 여유자금을 공공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정부기금 활용방안’ 보고서를 통해 중앙부처가 관리하는 67개 기금의 금융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1236조7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기금 여유자금을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주 연구위원은 “개별 기금의 근거 법률이나 자산운용지침을 보면 국·공채와 금융기관 발행증권에 대한 투자를 허용한다”며 “인프라 투자 목적의 상품을 만들어 안정적이고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부동산 개발사업 시행 능력이 있는 공공기관을 사업기관으로 지정하고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인프라 사업 제안을 받아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금의 여유자금을 활용하면 민간투자 사업보다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업시설 임대수익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비항공수익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공사 매출 약 2조8266억원 중에 항공수익은 ▲운항수익 4124억원 ▲여객수익 5171억원 등으로 전체의 32.9%에 불과했다. 인천공항이 문을 연 2001년에는 항공수익과 비항공수익이 각각 1867억원(49.6%)과 1900억원(50.4%)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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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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