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김규빈 기자 = 박형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이 진행 중일 때 백원우 당시 대통령 민정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선처를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

박 전 비서관은 또 당시 조국 민정수석이 유재수 부시장의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고도 밝혔다. 이어 "조 전 수석의 감찰 중단 지시가 없었으면 공식적 조치 없이 종료될 수 있었던 상황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2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 박 전 비서관의 6회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오전에는 박 전 비서관이 증인으로 나와 "백 전 비서관이 제게 '유재수 본인이 억울하다고 하는데 선처하는 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비서관은 이 말을 듣고 백 전 비서관에 "억울하다면 지금 항공권 자료 제출 안 하고 있는데 형님께서 자료 제출하라고 해 클리어 하면 될 거 아니냐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 전 비서관의 선처 요청을 거절하면서 '반부패비서관이 성질 드러워서 말을 안 듣는다고 하고 저한테 (책임을) 넘기십시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으로부터 평소 친하지도 않은 천경득 당시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으로부터 연락이 와 식사를 하다 천 전 행정관으로부터 훈계조로 '유재수 괜찮은 사람인데 왜 감찰하냐. 우리편, 적을 구별해야 한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박 전 비서관은 당시 구명운동 때문에 자신과 특감반원들이 상당한 압박을 느꼈다고도 했다.

박 전 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이 병가를 이유로 감찰에 제대로 응하지 않자 백 전 비서관에게 이를 알렸는데, 백 전 비서관이 "좀만 기다려봐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후 다시 백 전 비서관은 "유재수 사표낸다고 하니 기다려달라"고 재차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장관에게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수회 보고했음에도 조 전 장관이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조국 피고인의 이 같은 감찰중단 지시가 없었으면 공식 조치 없이 종료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냐"고 물었다. 이에 박 전 비서관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뉴스1 DB)2019.11.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그는 또 유 전 부시장의 감찰 비협조가 계속될 경우 확인된 혐의와 확보한 자료를 함께 수사기관이나 감사원·금융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이첩하는 후속조치가 이뤄지는 게 정상적 업무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특감반이나 반부패 비서관실에서 공식적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감찰결과 결정은 민정수석에 있었고, 저는 민정수석에게 감찰결과와 조치에 대한 제 의사를 충분히 말씀드린 상황"이라며 "유재수가 감찰에 응하지 않고 특감반 차원에서 감찰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재수가) 아무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되는데 사표라도 받는다고 하니 '그 정도 불이익은 받는구나' 생각하고 추가의견 개진 없이 (감찰중단 지시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 전 장관이 2018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출석해 "유재수 첩보 조사 결과 비위첩보 자체의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비위첩보 근거가 약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 박 전 비서관이 모인) 3인 회의 자리에서 3명 모두 유재수 옷 벗기는 것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고, 금융위에서 비공식 조치에 대해 물어보면 '옷 벗기는 것 플러스 알파'라고 대답하려고 논의가 됐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비서관은 "제 기억으로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 사표를 받기로 결정한 뒤 자신을 불러 그 내용을 통보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이 이 같이 주장하고 있는 이유가 유재수 감찰무마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경감하고, 수사를 대비하기 위해 3인 회의에서 숙고해 의사결정하고 금융위에 비위사실 통보하기로 했고, 백 전 비서관이 이를 전화로 (금융위에) 이첩한 거라는, 사실과 다른 대응논리를 또 만든 게 아닌가 싶다고 증언했다.

또 조 전 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건 금융위가 하지 않은 것이고, 박 전 비서관이 업무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백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유 전 부시장이 소명자료를 추가로 제출해 혐의를 벗을 수도 있었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박 전 비서관은 "적어도 차량무상제공이나 골프텔 이용 등은 이미 입증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반부패비서관으로 혐의나 의심을 가질 수 있어도 재판 회부돼 뇌물죄 유죄 받을 때까지의 소명자료가 100% 확보되지 않은 거 아니냐"고 했다. 박 전 비서관은 "특감반이 수사기관도 아니고 징계권도 없다"며 "저희가 법정에서 유죄 받을 정도로 증거 수집하고 나서야 감사원 이첩, 수사의뢰 등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0.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유 전 부시장 사표를 받는 선에서 감찰이 종료된 것이다, 결국 이렇게 보면 되는 거냐"고 물었다. 감찰 중단이 아닌 종료라는 점을 강조한 질문이다. 이에 박 전 비서관은 한참을 생각하다 "정상적 종료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 "감찰 결과가 오롯이 통보가 돼 그 결과에 따른 게 있어야 감찰이 제대로 됐다고 생각하는 건데, 저희 감찰 내용이 금융위에도 전달이 안 됐다"며 "그럼 그건 제대로 종료된 게 아니다. 사표와 감찰과 어느정도 인과관계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표가 감찰종료와 딱 맞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비서관에 이어 오후에는 백 전 비서관의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검찰은 박 전 비서관의 앞선 증언,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다고 한 부분에 대해 물었다.

백 전 비서관은 "(박 전 비서관과) 워낙 가까우니 '(유 전 부시장이) 왜 사표 안 내냐'라는 식으로 이야기했을 걸로 생각이 든다"며 "아직 사표라는 방식이 수립되기 이전인데 제가 어떤 확정되지 않은, 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을 장난처럼 스스럼 없이 비서관에게 장난처럼 툭툭 던지 듯, 제가 아무리 설렁설렁 살아도 그렇게는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또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 사표를 받기로 결정한 뒤 박 전 비서관을 불러 통보만 했다는 박 전 비서관 증언에 대해 물었다.

백 전 비서관은 "조국은 정말 합리적인 사람"이라며 "그 사건을 주관하는 사람을 배제한 채 경험이 많지 않은 민정비서관을 불러 입장을 결정하는 그런 상식적이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유 전 부시장 사표를 받으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다고도 했다. 이는 김 전 부위원장이 "(사표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고 한 증언과 상반된다.

백 전 비서관은 "김 전 부위원장은 증인으로 와서 부인했지만, 분명히 그런 말 드렸던 기억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표라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품위 위반이 있다, 이번 인사에 참고하라'고만 전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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