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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경씨(가명·여·43)가 초등학교 돌봄전담사 공동 파업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듣던 말이다. 아이를 낳고 일을 구한지 9년차인 이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그의 아이는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많아졌으나 이씨는 매일 방과 후 돌봄교실에 나간다. 돌봄전담사 모임 인터넷 카페에는 동료들이 일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소식이 자주 올라온다. 어느 순간부터 카페 새 게시글을 보는 게 두려워졌다.
불안감을 누르며 일하던 이씨는 얼마 전 돌봄교실 운영 권한이 교육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해당 내용을 담은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지난 6월과 8월 각각 대표 발의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통합적인 돌봄체계를 구축·관리하기 위함이다.
이를 두고 돌봄전담사와 교원, 교육부의 의견이 갈렸다.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돌봄전담사들은 오는 6일 파업을 예고했다.
민간 위탁 대응책 미비… 교육부 "추후 논의할 문제"
돌봄전담사들이 지자체 이관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민간 위탁 가능성 때문이다. 이씨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98%가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면서 부실 행정, 보육교사 고용 불안 등 여러 문제를 낳았다"며 "같은 문제가 초등돌봄교실에서 재현될 수 있다. 그런데 민간 위탁을 막기 위한 어떤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호소했다.한 학부모는 "위탁업체들이 전담사들의 교육역량을 관리할만한 전문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고용불안으로 전담사들이 잇따라 교체되면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반면 교사들은 지자체 이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머니S와의 통화에서 "돌봄은 학교 영역 밖이다. 학교 공간을 사용하되 운영은 지자체가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지자체 이관 시 민간 위탁에 대한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대응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자체 이관은 돌봄전담사들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민간 위탁 우려에 대한 대책을 묻자 "추후 지자체 입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교사-돌봄전담사 행정업무 분담 목소리 커
교원단체와 돌봄전담사가 의견을 같이 하는 부분도 있다. 돌봄전담사가 돌봄교실 관련 행정업무를 온전히 담당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교사와 돌봄전담사가 함께 돌봄 행정업무를 본다. 교원단체 관계자는 "돌봄 관련 행정업무 때문에 교사들이 본연의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없다"며 "학교 교육이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돌봄 교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돌봄전담사 A씨(여·38)는 "대부분 4~6시간의 단시간제로 일하는 돌봄전담사들이 아이들을 돌보며 행정업무까지 처리하기엔 역부족"이라며 "행정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잠시 앉아있으면 아이들이 선생님을 둘러싸고 놀아달라고 조른다"고 호소했다. 그는 "여러 일을 한번에 처리하느라 매일 정신없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담사의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늘려 상시전일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행정업무 분담에 대해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또 전담사의 상시전일제 전환 요구에 대해서는 "학교마다 수요와 여건이 다르니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사실상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돌봄전담사 이씨는 "교사와 같은 대우를 바라고 파업하는 게 아니다"며 "고용 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것뿐"이라고 하소연했다.
법안을 발의한 강민정 의원은 지난 10월28일 돌봄 특별법을 둘러싼 회의에서 "돌봄전담사 노동의 질을 규정하고 고용안정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많이 고민했지만 돌봄전담사들이 느끼는 절박함에 비해 부족했다"며 "법안의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부모는 나가서 일하고 이웃·사촌·마을이 사라진 지금, 돌봄의 책무는 국가에 있다"며 "정부가 구체적인 운영방식에 관한 논의를 책임감을 갖고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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