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와 손흥민, 황인범 등 정예멤버들이 1년 만에 벤투호에 소집된다.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발이 묶여 있던 벤투호가 11월 오스트리아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한해가 거의 저물어가는 시기인데 이제야 2020년 첫 A매치를 갖는 것이니 멈춰 있던 시간이 꽤 길었다.

직접 가지도 못하고 선수들을 부르지도 못해 영상으로만 팀원들을 확인해야했던 감독 입장에서도, '국대 손흥민'이나 '국대 황희찬'이 그리웠던 팬들에게도 아주 흥미진진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무려 1년 만에 가동되는 완전체 벤투호는 얼마나 성장해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5일과 17일 오스트리아에서 북중미의 터줏대감인 멕시코, 아시아 신흥강호 카타르와 2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유럽 국가들이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를 진행 중이고, 남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 돌입한 상황에서 최상에 가까운 스파링 파트너들이다.

벤투 감독은 이번 2연전을 위해 총 26명의 선수들을 호출했다. 한국의 에이스를 넘어 EPL 정상급으로 자리매김한 손흥민(토트넘?잉글랜드)을 비롯해 황희찬(라이프치히?독일), 이강인(발렌시아?스페인), 황의조(보르도?프랑스), 황인범(루빈 카잔?러시아), 이재성(홀슈타인 킬?독일), 권창훈(프라이부르크?독일) 등 유럽파가 총출동한다.


뿐 아니라 김민재(베이징 궈안·중국), 박지수(광저우 헝다·중국), 김진수(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 정우영, 남태희(이상 알 사드·카타르) 등 중국과 중동에서 뛰는 핵심 선수들도 함께 한다. 여기에 손준호(전북), 조현우(울산), 권경원(상주), 나상호(광주) 등 K리그 최정상급 선수들까지 함께하니 그야말로 최정예 멤버에 가깝다. '국대축구'의 갈증을 풀 좋은 기회다.

이번 2연전은 지난해 12월 부산 동아시안컵 이후 11개월 만에 치르는 A매치다. 그때는 K리거 중심에 아시아 국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만 참가했다. 손흥민이나 황의조 등 유럽파까지 모두 가동된 것을 기준 삼을 땐 2019년 11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 후 1년만의 국가대항전이다.


팬들 이상으로 기대가 클 이가 벤투 감독이다. 지난 10월 U-23대표팀과의 '스페셜매치' 때 소집 훈련을 진행하기는 했으나 자가격리 등의 문제로 해외파는 전혀 부르지 못한 상태다. 전력의 절반 이상이 가동되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었으니 감독 입장에서도 제한적인 소집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파울루 벤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2020.11.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벤투 감독은 "비록 친선전이지만 함께 모여 훈련을 진행하고 다시 경기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번 2연전의 의미를 부여했다. 맞붙는 이들이 한국 축구와 얽힌 과거가 있어 또 흥미롭다. 멕시코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카타르는 2019 UAE 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에게 패전을 안긴 팀이다.

일종의 '복수전'이 될 수 있는 매치업이지만, 벤투 감독은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분명히 말하지만, 설욕과 같은 추가적인 동기부여는 없다. 선수들에게도 주지시킬 것"이라면서 "경기 자체에만 집중해야 한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분석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어 벤투 감독은 "감정적인 것에 신경 쓸 시간도 없다"고 덧붙였다.


어렵사리 마련된 평가전이고 따라서 승패보다는 1년 동안 멈춰 있는 '우리 팀'의 재가동에 온전히 집중해야한다는 의미다. 2018년 8월말 부임해 1년 넘게 열심히 맞춰보던 퍼즐을 다시 결합해 봐야하는 상황이다. 내년부터 카타르 월드컵 예선이 재개된다는 전제 하, 다가올 실전을 생각하면 시간이 부족하다. 급하면서 동시에 기대감도 생긴다.

2019년 11월과 2020년 11월, 손흥민의 가치와 실력은 또 업그레이드됐다. 작년에도 이미 준수한 레벨이었으나 이제는 명실상부한 EPL 톱클래스다. 한국와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를 넘어 어느덧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손흥민이 1년 만에 국대 유니폼을 입는다.

이를 비롯해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팀 라이프치히로 이적한 황희찬, 주전 경쟁이 녹록지는 않으나 계속해서 라리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이강인, 꾸준하게 팀 내 입지를 다지고 있는 홀슈타인 킬의 이재성과 지롱댕 보르도의 황의조 그리고 러시아리그로 진출한 황인범과 유럽이 지켜보는 대형 수비수 김민재 등 내공을 쌓은 이들이 수두룩하다.

각자 위치에서 1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2연전이다. 자주 보지 못해 갈증은 났으나 그래서 더 크게 반가울 평가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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