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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해상국립공원' '전남도 가고 싶은 섬'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구들장 논 국가중요농업유산과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 붙는 청산도는 슬로길 11코스로 구성됐다. 먼저 도청항에서 갤러리길-동구정-서편제-화랑포 연애바위입구로 이뤄진 1코스로 발을 옮겼다. 5.71㎢거리의 슬로길은 도보로 1시간 30분 소요된다.
"사람이 살면 몇 백년 사나 개똥같은 세상이나마 둥글둥글 사세~" 송화와 유봉이 황톳길에서 어깨춤을 추며 진도아리랑을 불렀던 서편제길 아래로 펼쳐진 구들장 논과 아늑한 청산도 푸른 바다는 한 폭의 산수화였다. 봄의 왈츠 등 곳곳의 드라마 세트장도 '내가 여기 왔었노라' 흔적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파도가 이는 모습이 마치 꽃과 같다하여 붙여진 화랑포(花浪浦)는 아름다운 물결과 함께 바둑알처럼 둥근 갯돌이 해변을 채웠다. 해안길을 따라 걷다보면 길 한쪽에는 하얀 구절초와 보랏빛 쑥부쟁이, 붉은 동백꽃 등 수많은 꽃들이 길가를 수놓았다. 노란 나비도 드넓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있었는데 원래 이곳 청산도에는 나비가 없었고,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때 '나비 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의 나비를 이곳에 방생했다고 한다.
산으로 고개를 돌리면 애기동백 사이를 쉼 없이 들락거리는 동박새와 청아하게 울려 퍼지는 텃새들의 합창이 탐방객들 귀를 호강시켰다. 청산도는 조선시대 진(鎭)이 설치된 군사 요충지였다. 날씨가 화창한 날 병사들과 선비들이 이곳 화랑포에서 풍월을 즐겼다고 한다. 청산도 대표명소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화랑포 앞에는 여서도와 소완도, 대모도와 소모도 등 다도해가 늘어섰다. 탁 트인 바다에 강력하게 내려 쏟아지는 햇살은 눈요기 하는데 덤이다. 완만한 트래킹코스를 한참 걷다보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청산만의 장례풍습 '초분(草墳)'을 볼 수 있다. 시신 또는 관을 돌 위에 올려 놓은 뒤 짚이나 풀을 엮어 이엉을 덮어 뒀다 3-5년 후 유골을 씻어 땅에 매장하는 방식이다.
슬로길 2코스는 2.1㎢인 사랑길이다. 연애바위입구에서 모래남길-읍리앞개까지 약 50분쯤 소요된다. 숲과 가파른 절벽 사이로 길이 놓였다. 당리에서 구장리를 잇는 해안절벽길로 숲의 고즈넉함과 해안절경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은 '연애바탕길이라 부른다. 사람들의 시선이 차단된 깊은 숲속에 넓고 평평한 바위가 있으니 상상에 맡긴다.
강한 자성에 이끌려 나침반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범바위의 전설을 안고 있는 5코스는 5.5㎢구간으로 2시간 가량 소요된다. 권덕리-말탄바위-범바위-칼바위 전망대-용길-장기미 해변-청계리로 이어지는 코스다. 범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호랑이 바위로 불린다.
청산도 주민들은 후미진 곳을 '기미'라 일컫는다 한다. 장기미 해변으로 발길을 돌렸다. 용길에 자리잡은 장기미해변의 돌은 공룡알을 닮았다고 해서 공룡해변으로도 불린다. 범바위처럼 장기미 해변 몽돌 앞에선 '불량 나침반'이 된다. 장기미 해변의 잔잔한 파도소리는 마음속 작은 울림과 어우러지며 감동이 배가 된다. 연인들의 사랑고백 장소로 좋을 듯하다.
전북 부안태생으로 뼈 속까지 청산인이 된 그가 장기미해변 한 켠에 앉아 수줍게 자신의 창작시를 들려줬다.
언론에 공개하기는 처음이라고 밝힌 김 작가의 '남쪽 끄트머리에 우뚝 솟은 섬 홍산도'로 시작한 제목 '청산도' 시는 '은하수 흩뿌려 밤하늘 열어 두고. 오작교 건너 님 오실까. 기다리고 기다리는 청산도.'로 끝을 맺는다. 그는" 청산도는 봄 여름에 적합한 이름이고 가을에는 홍산도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다. 김 작가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청산도 여행을 하며 느껴 보기를...청산도 사랑이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혹여 해설사로 나선 김 작가를 만난다면 중간에 소개하지 않은 싯귀를 들려 달라 요청해 보면 좋을 듯하다.
이곳 사내들이 농한기에 뭍으로 단풍구경을 핑계로 섬을 비우는 일이 자주 발생하자 아낙들이 완도군에 요청해 단풍나무를 식재했다는 것이다.
김보영(48. 목포 옥암)씨는"청산도는 우리 선조들의 삶이 그대로 응축돼 살아 움직이는 화석인 것 같다. 슬로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걸 느낀다"며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청산도를 꼽았다.
한편 완도에서 청산도를 가는 배는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 까지 6차례 운항된다. 청산에서 완도로 나오는 배는 아침 6시 50분부터 오후 5시까지 6차례 운항되는데 해상날씨와 여객 증감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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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완도)=홍기철 기자
머니S 호남지사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