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영국에서 다음달부터 세계 최초로 접종될 것으로 보인다./사진=로이터
미국계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영국에서 다음달 세계 최초로 접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이 한발 늦었다'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프로젝트를 가동해 신속한 백신 개발·보급을 위한 총력전을 폈음에도 자국 기업의 백신마저 첫 긴급 승인의 타이틀을 영국에 뺏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 언론은 두 나라 간 백신 승인 검토 절차에 차이에 주목했다. 미국과 영국 모두 외부 전문가 패널로부터 자문을 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영국 쪽이 좀 더 신속하고 융통성 있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의약품 허가·관리 등을 담당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경우 수천장의 관련 서류를 꼼꼼히 점검하는 등 제약사의 임상시험 결과를 입증하기 위해 원데이터(Raw data)를 재분석한다. 제약사가 낸 보고서만 읽지 않고 임상시험 데이터를 꼼꼼히 들여다본다는 설명이다.

스티븐 한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엄격한 검토라는 측면에서 미국은 "아웃라이어(다른 대상과 확연히 구분되는 탁월한 존재)라며 "FDA는 원데이터를 실제로 살펴보는 몇 안 되는 규제기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영국 정부 산하 백신 예방접종 공동위원회(JCVI)와 유럽 규제당국은 원 데이터를 꼼꼼히 살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제약사의 자체 분석에 좀 더 많이 의존한다고 NYT가 분석했다.

하지만 영국의 코로나 백신 검토 절차가 미흡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대해선 1000장 이상의 서류를 직접 검토하는 등 전례없이 많은 원데이터를 살펴봤다고 영국 정부는 밝혔다.


지난달 20일 화이자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 신청을 접수한 FDA는 오는 10일 자문위원회 회의를 처음 개최할 예정이지만 영국의 전문가 그룹은 이미 40시간 이상 모여 데이터를 점검하는 등 검토 작업을 수행했다.

영국 정부에 화이자 백신 승인을 권고한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준 레인 청장은 "산을 오르려면 준비를 하고 또 해야 한다"며 "우리는 6월부터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레인 청장은 "11월10일 (화이자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도착했을 때 우리는 베이스캠프에 있었다"며 "최종 임상시험 분석을 받았을 때는 이미 라스트 스퍼트를 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