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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 상의 서버를 통해 정보기술(IT)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이다. 기존에는 각 기업과 개인이 IT를 활용하려면 이를 오프라인 환경에서 구현하는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구매해 사용해야 했다. 이젠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데이터 센터에 온라인으로 연결해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골라서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쓸 수 있게 됐다. 지난 10년간 클라우드는 디지털 전환의 기반이자 첨병으로 조명받으며 전 산업 분야에 걸쳐 불 붙듯 확산됐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까지 여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클라우드를 지배하는 자가 IT시장을 지배하는 시대다. 이에 국내 주요 시스템통합(SI) 기업과 이동통신사도 새로운 먹거리로 클라우드를 주목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경쟁과 협력을 오가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구름 위 패자까지
첫 시작은 부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서점이었다. 1994년 월스트리트 헤지펀드의 최연소 부사장에 오른 한 청년이 인터넷 신기술을 이용한 사업을 구상하다가 책을 아이템으로 고르면서 시작됐다. 잘나가던 직장을 스스로 그만두고 시애틀로 낙향해 이듬해 자기 집 창고에서 컴퓨터 3대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2017년부터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창업 이야기다.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아마존닷컴은 성장을 거듭해갔다. 취급하는 상품도 서적에서 미디어·콘텐츠 분야 중심으로 확장해 닷컴버블이 끝나가는 시기에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를 꾀하면서 현재의 종합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의 모습을 갖췄다.
아마존의 고민은 블랙 프라이데이 등 연말 쇼핑 시즌이었다. 대목인 만큼 몰려오는 고객의 트래픽을 감당하고자 서버를 대폭 확충했지만 시즌이 끝나고 평소로 돌아가면 이 중 대부분은 유휴 장비가 된다. 베이조스는 놀고 있는 서버를 다른 회사에 빌려준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버너 보겔스 아마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밝힌 바에 따르면 당시 회사는 이와 별개로 주문형 컴퓨팅 사업을 계획하고 있었다.
어쨌든 아마존은 여러 서버를 한데 모아서 가상화 기술을 적용해 타사에서 필요한 만큼 빌려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그간 필요에 따라 개발해온 여러 IT 도구도 얹으면서 규격을 통일하고 외부에 공개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그렇게 2006년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등장했다.
구름에 덮인 세계, 별들의 세대교체
클릭 몇 번으로 서버 증설이 가능하고 필요한 만큼 빌려 쓸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등장은 IT업계에 이내 파란을 몰고 왔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2000년대 후반의 금융위기는 IT에 가용성과 비용 효율을 더욱 요구했고 그 대안으로 2010년대 들어 자연스레 클라우드가 부상하기에 이르렀다.
클라우드가 전 산업 분야에 스며들면서 기존 IT 공룡 역시 변혁을 겪어야 했다. 기업의 IT시스템이 온프레미스(내부 구축)에서 프라이빗(사설)과 퍼블릭(공용) 또는 하이브리드(혼합) 클라우드로 점차 옮겨가면서 먹거리가 줄어들었다. 20년 전인 2000년 미국 시장의 시가 총액 상위에는 ▲시스코 ▲인텔 ▲MS ▲오라클 ▲IBM이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했다. 현재 그 자리엔 ▲애플 ▲MS ▲아마존▲알파벳(구글 모회사)▲페이스북이 올라있다. 2·3·4위가 클라우드 기업이다.
MS의 ‘애저’(Azure)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은 현재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와 함께 ‘빅3’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MS의 성장세가 심상찮다.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시점이 AWS에 비해 6년가량 늦었음에도 조금씩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는 33%, MS는 18%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AWS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사이에 MS는 4년 전보다 2배가 됐다. 구글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빅3’ 체제를 굳혀간다.
돌아온 거성들, 구름 타고 오를까?
IT의 살아있는 역사 IBM, 데이터 분야의 ‘갑’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최강자 SAP. 과거 IT를 수놓았던 거성들이다. 이들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스러져가느냐 묻는다면, 아니다. 이들 역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클라우드 기업으로 변신을 추진해왔다. IT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와신상담하는 것이다.
IBM은 109년이라는 긴 역사만큼 많은 변화를 꾀했다. 2005년 ‘레노버’에 PC와 x86서버 사업부를 매각했고 반도체 제조 사업도 2014년 ‘글로벌파운드리’에 매각하며 팹리스만 남겼다. 반면 클라우드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2018년 오픈소스 분야 선도기업인 ‘레드햇’ 인수에 340억 달러를 투자했다. 지난달에는 수십 년간 주력사업이었던 IT인프라 사업부를 분사시키며 클라우드 사업과 인공지능(AI) '왓슨'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오라클은 한때 가장 유명한 안티 클라우드 기업이었다. 래리 엘리슨 회장부터 클라우드 무용론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다녔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상황이 변했다. 클라우드 기업을 향한 변신을 가장 적극적으로 외친다. DBMS(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 분야 기술력 우위를 그대로 클라우드로 가져가는 동시에 지난 10여년간 ▲피플소프트 ▲시벨 ▲BEA ▲하이페리온 등 다양한 인수합병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꾀해왔다.
ERP(전사적자원관리) 솔루션 등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분야 강자로 불려 온 SAP 역시 최근에는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군을 대상으로 갖춰진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경쟁력으로 삼았다. SAP는 모든 솔루션을 한 번에 제공하는 전략으로 솔루션별 상호 호환성을 보장하면서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내기에 수월하도록 지원한다. 최근에는 자사 첫 한국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도 밝혔다.
국내 시장에서 벌어지는 별들의 전쟁
지속 성장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선두주자 AWS는 자사가 제공하는 기능이 더 많고 고객과 파트너를 위한 가장 활발한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운영·보안 측면에서 가장 검증된 전문성을 가졌고 ▲머신러닝(기계학습) ▲AI ▲사물인터넷(IoT) ▲서버리스 컴퓨팅 등 신규 분야 혁신이 빠르다고 덧붙였다.
MS 애저는 ▲IaaS(서비스형 인프라) ▲PaaS(서비스형 플랫폼) ▲SaaS 등 클라우드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텔리전트 솔루션을 강조한다. ▲모바일 앱 ▲데이터 분석 ▲IoT ▲머신러닝 ▲미디어 및 CDN(콘텐츠전송망) 등을 포함한 다양한 역량을 제공한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전 세계 61개의 리전(안정성 확보를 위해 서비스 제공 지역에 근접해 설치하는 데이터 센터)을 기반으로 운용된다는 점도 포함한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은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 추출 및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를 위한 강력한 보안을 강점으로 꼽았다. 또한 각 기업이 각자 속도에 맞춰 클라우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들어 고객의 데이터 통제권 강화와 DB의 유연성·민첩성 향상을 위한 솔루션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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