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가 지난 10월22일(한국시간) 열린 샤흐타르 도네츠크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실점한 뒤 허망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로이터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탈락 위기에 직면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전무후무한 3연패 대기록을 달성했던 팀이 어느덧 조별예선 탈락의 기로에 서는 초라한 신세가 됐다.

누구든 탈락할 수 있다… 레알 통과 마지막 경우의 수는?

레알은 오는 10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에서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상대로 2020-2021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B조 6차전 경기를 치른다.


B조의 상황은 혼전 그 자체다. 팀당 5경기씩을 치른 가운데 묀헨글라트바흐가 2승2무1패 승점 8점으로 1위에 올라있다. 2승1무2패인 레알은 샤흐타르 도네츠크와 승점(7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전적(0승2패)에서 밀려 3위에 내려앉아 있다.

4위 인터밀란의 승점은 5점. 오로지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에 올라가는 2개 팀이 가려진다. 다른 구장 결과와 상관없이 어느 팀이든 무조건 승리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건 레알이다. 만약 샤흐타르가 최종전에서 인터밀란에게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레알은 묀헨글라트바흐와 비기더라도 조별예선에서 탈락한다. 샤흐타르와의 앞선 2경기에서 모두 패한 게 뼈아프다.

반면 인터밀란이 샤흐타르를 잡는다면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오를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인터밀란과 레알이 승점 8점으로 똑같아지지만 앞선 2경기를 모두 가져간 레알이 상대전적 우선 규정에 따라 16강행 티켓을 거머쥔다. 레알로서는 일단 묀헨글라트바흐를 상대로 긍정적인 결과를 취한 뒤 이탈리아에서 넘어오는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사상 첫 조별예선 탈락 위기… '3연패 감독' 지단, 반전 만들까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이번 시즌 팀이 부진에 빠지자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레알은 여러 의미에서 챔피언스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다. 전신인 유러피언컵 시절을 포함해 도합 13번의 트로피를 들어올려 역대 최다우승팀 타이틀을 갖고 있다. 역대 최다연패 기록인 5연패(1956~1960년)와 챔피언스리그 개편 이후 역대 최다인 3연패(2016~2018)도 모두 레알이 기록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의 영광은 정확히 2018년 여름 이후 꺾이는 분위기다. 2018년은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득점의 주인공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35골)가 레알을 떠나 유벤투스로 이적한 해다.


팀 공격의 핵심이었던 호날두가 떠나면서 레알은 확실한 득점원의 부재라는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아직 카림 벤제마가 건재하고 에덴 아자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등이 줄지어 영입됐지만 레알의 고민은 쉽사리 떨쳐지지 않았다.

호날두의 공백은 성적에서 곧바로 드러났다. 호날두가 이적한 이후 레알은 지난 시즌까지 2번의 대회에서 모두 16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2018-2019시즌 16강전에서는 홈에서 아약스에게 1-4로 대패하는 충격 끝에 탈락했다. 지난 시즌에는 펩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에게 홈과 원정에서 모두 1-2로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더니 이번 시즌에는 아예 16강조차 밟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만약 레알이 이번에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면 챔피언스리그로 개편된 이후 최초로 겪는 '사태'가 된다.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지네딘 지단 감독의 경질 가능성이 유력히 거론된다.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끌었던 사나이가 조별예선 통과를 위해 분투하는 상황은 축구가 주는 또 하나의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