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개발 임박… 항체치료제 VS 약물재창출
[이슈포커스] 코로나 종식 수단은 역시 ‘치료제’… 물밑 확보 경쟁, ‘긴급사용승인’ 치료제 1호 누가 될까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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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기존 약물로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는 ‘약물 재창출’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서 항체가 있는 면역단백질을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혈장치료제’ ▲바이러스에 가장 잘 반응하는 항체를 골라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산하는 ‘항체치료제’ 등 총 21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대부분이 백신보다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백신의 경우 국내 업체 5곳이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개발 속도 측면에선 다국적 제약사보다 다소 뒤처져 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 “CT-P59, 코로나 위한 약물… 개발 가장 빨라”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뮨메드’의 항바이러스제 ‘hzVSF-v13’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을 허가하며 총 제약·바이오기업 25곳이 치료제·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이 중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CT-P59’는 셀트리온이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연구·개발해온 항체치료제로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투약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환자 모니터링과 함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안전성과 효능에 문제없다고 판단되면 국내서 연내 조건부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셀트리온이 CT-P59를 예방약으로도 쓸 수 있도록 검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예방약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59의 항체는 체내에 약 3개월 간 유지되며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물인 만큼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릴리’와 ‘리제네론’ 등 항체치료제 개발업계는 약물 재창출로 개발된 약물이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개발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한국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도 세계보건기구(WHO)는 투여를 권고하지 않았다.
제약사 “코로나, 사스·메르스보다 덜 치명적… 약물 안전성 입증해야”
국내 전통 제약사 대부분은 약물 재창출로 승부수를 걸었다. 약물 재창출이란 앞서 보건당국으로부터 허가받은 약이 다른 질병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제약사는 코로나19에 걸려도 병상에서 의료진 도움만 받으면 대부분 치명적 사태를 피하는 상황에선 치료 효과가 덜 하더라도 안전성이 확보된 약물의 수요가 장기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한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 사망률이 1.4%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앞서 발병한 전염병 ‘사스’(15%)와 ‘메르스’(28%)보다 덜 치명적”이라며 “개발기간이 빨라 장기 추적관찰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한 항체치료제보다는 효과가 제한적이더라도 장기간 현장에서 사용해 온 약을 쓰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이 코로나19의 ‘타미플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미플루는 2009년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신종플루)를 종식시킨 약물이다. 개발사 길리어드는 당시 소규모 벤처기업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2019년 기준 글로벌 매출 9위의 거대 제약사로 성장했다.
대웅제약은 경·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호이스타정 임상 2상 결과가 연내 확보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내년 1월 긴급사용승인을 목표로 정부와 협업할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호이스타정은 만성췌장염과 위 수술 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종근당도 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이 국내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종근당에 따르면 러시아 임상 2상 중간평가에서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로부터 유용성 평가를 받았다. 종근당 관계자는 “연내 임상시험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국내 조건부 허가 신청을 목표로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신풍제약은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임상병원에서 삼육서울병원을 추가해 총 10곳에서 연구하고 있다. 지난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피라맥스 코로나19 임상 2상 참가자 모집을 시작하는 등 해외 임상도 진행 중이다. 부광약품도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의 원활한 코로나19 임상 2상을 위해 명지병원을 추가했다.
GC녹십자 “중증 환자 치료 가능성… 대량 생산 어려워”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 ‘GC5131A’도 중증 환자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약물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항체가 있는 면역단백질만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고면역글로불린’ 제제다. 약물 재창출로 차도가 없던 중증 환자에게 이 약물을 투여했더니 20여일 만에 완치됐다.혈장치료제의 가장 큰 문제는 대량 생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녹십자에 따르면 완치자 한 명의 혈장에서 최대 0.6명의 치료약을 만들 수 있다. 최대한 많은 혈장을 모아야 하는데 혈장 공여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롭다. 게다가 완치자마다 보유한 항체 양도 다르다. 코로나19가 신종감염병인 만큼 항체가 강한 완치자의 특징이 무엇인지 또 이들의 중화능력이 얼마큼 유지되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 데이터도 발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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