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대선 불복 '노마스크 집회'에 참석한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왼쪽) 모습. (페이스북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국민의힘이 '인적 쇄신'의 갈림길에 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현직 당협위원장 '물갈이' 카드를 놓고 당내에서는 혁신이라는 명분에 비해 실익은 크지 않다는 지적과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개혁의 날을 들이밀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당협'에만 새 당협위원장을 임명하자는 의견과, 당무감사위 평가 결과가 저조한 현직 당협위원장들까지 교체하자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 같은 이견은 지난 17일 비대위회의에서도 표출돼 회의 직후 서로 설득하는 과정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15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서 "쌓여온 잘못과 허물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정당을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 쇄신을 통해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종인 위원장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앞서 권고한 대로 원외(院外) 당협위원장 138명 중 49명(36%)의 교체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교체 권고 대상에는 이른바 '태극기 세력'으로 분류되는 강성 보수 민경욱·김진태 전 의원과 이번 총선을 앞두고 뒤늦게 합류한 옛 국민의당 인사들이 포함됐다.

그러나 복수의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선거가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무리하게 당협위원장 인적 쇄신을 시도했다가 내부 결속력도 떨어지고 선거 운동에서 지역 동원력도 잃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12.1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한 비대위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새롭게 당협위원장이 된 사람이 지역에서 당협을 실제로 관리하기까지 걸리는 예열시간이 최소 3~6개월"이라고 지적했다.

당장 연말까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선출 등 굵직한 이슈들이 산적한 데다 다음달 중 교체를 단행한다고 해도 새 당협위원장이 오는 3월 시작될 보선 선거운동 전까지 얼마큼의 조직 동원력을 갖출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 비대위원은 "보궐선거는 조직선거"라며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다. 이 상황에서 무리했을 때 대외적으로 보이는 인적 쇄신 효과보다 내부적 갈등과 사기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신중론적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혁신을 위해 마땅히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는 의견도 많다고 한다. 당이 더 많은 시민의 주목을 바탕으로 호감도를 높이는 것이 선거 승리의 본질적 요건이며, 내부 결속은 그 이후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다른 비대위원은 통화에서 "이견이 팽팽한 편이지만 양쪽이 근본적으로는 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이번 기회를 이런 저런 이유로 넘기면 소위 '집토끼 잡으려다 산토끼도 놓치는' 뻔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난 총선에서 우리 당이 참패한 것도 바로 그 이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인적 쇄신의 향방은 김종인 위원장의 결단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양쪽의 의견이 모두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이럴 때일수록 김 위원장이 빨리 나서줘야 한다"며 "강력하게 쇄신 드라이브를 걸든 시기상 무리라는 메시지를 내든 입장을 정해야 조금이라도 빨리 선거 체제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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