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서울회생법원에 법인 회생 절차를 신청한 2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사진=뉴스1
쌍용차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1650억원을 갚지 못하고 또 다시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경영난으로 2009년 1월 기업 회생을 신청한지 11년여만이다.

쌍용차는 지난 21일 법원에 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채무도 동결됐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일단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쌍용차는 산업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900억원을 만기 연장일인 이날까지 결국 상환하지 못했다. 이날 만기가 돌아온 우리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150억원(3분기 기준)도 원리금 상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외국계 금융기관 연체금액 600억원을 포함해 쌍용차의 연체 원리금은 총 1650억원 규모가 됐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15일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쌍용차는 "해당 금융기관과의 만기연장을 협의해 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등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 쌍용차에 대한 대출만기를 연장해준 바 있다. 이후 산업은행은 쌍용차가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만기연장 등 추가적인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다만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와 더불어 ARS프로그램(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을 동시에 접수하면서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시간을 벌었다고 판단했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채권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후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 주는 제도다. 통상 기업이 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회생절차 개시 결정까지 약 한 달이 소요된다.

하지만 ARS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이 기간이 최대 3개월까지 연장된다. 해당 기간 동안 쌍용차가 투자유치, 채권단 합의 등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경우 회생절차 신청을 취소할 수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 뿐만 아니라 일반 상거래 채권 채무까지 동결됐고 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쌍용차가 ARS 프로그램까지 신청한 걸 고려하면 시간을 좀 더 벌어보려는 판단이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계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에 관심을 보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마힌드라와 HAAH오토모티브간 매각가 협상이 길어지면서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마힌드라 측은 "ARS 기간 대주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이해관계자와의 협상 조기타결을 통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