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의 높은 이직률이 고아계약은 물론 보험사의 제판분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스1
신규 보험설계사의 절반 이상이 1년 안에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사 정착률이 낮으면 보험 계약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고아계약’이 증가해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설계사의 잦은 이탈은 보험사들이 최근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을 설립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속 설계사가 1년 이상 회사에 머무른 비율(13개월차 정착률)은 손해보험사 56.6%, 생명보험사 41.2%를 기록했다. 13월차 정착률은 보험설계사가 보험사 전속으로 신규 등록한 후 1년 이상 정상적 보험 모집 활동을 지속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정착률이 높을수록 설계사에 대한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속 설계사 이탈은 직접적으로는 회사의 영업력 손실을 초래하고 채용·교육훈련 비용의 증가를 유발한다. 간접적으로는 유지율 관리, 수익성, 기업평판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전속 설계사 이탈 증가는 승환계약 등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높이며 고아계약까지 유발한다. 고객에게 적합한 정보 및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지며 소비자보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아계약으로 인해 관리해주던 설계사들이 없어지면 고객은 자신이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한다는 불안의식을 갖게 될 뿐 아니라 해당 보험의 보험료연체 사실 등의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보험이 실효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ABL생명이 56.6%로 가장 높았다. 푸르덴셜생명(52.8%), 라이나생명(52.7%), 한화생명(51.1%), 미래에셋생명(50.6%) 등이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농협손해보험이 92.9%로 1위 차지했다. 이어 DB손해보험(70.6%), MG손해보험(62.5%), 흥국화재(62.3%), 현대해상(61.9%) 순이었다. 

보험사들도 최근 설계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정착지원금이나 교육 지원 등을 늘리거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한 비대면 지원을 확대하는 추세다. 한화생명 은 최근 보험설계사가 되는 일련의 과정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설계사가 고객과 만나지 않고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스마트폰 시스템을 내놨다. 신한생명도 설계사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앱을 개편했다. 

보험설계사의 높은 이직률은 보험사들의 제판분리 명분도 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보험설계사의 첫 해 판매 수수료를 월 보험료의 1200% 내로 제한하는 ‘1200%룰’이 시행된다. 판매 건당 수수료가 줄어들다보니 설계사 입장에서는 여러 회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GA 소속 설계사가 유리하다. 1200%룰이 시행되면 전속 설계사 인력유출이 심화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김동겸 연구위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설계사 인력의 조기탈락 현상을 막고 조직운영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설계사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및 조직문화 개선, 새로운 보상체계 마련 등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