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사진=셀트리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한 인류의 반격도 본격 시작됐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가장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속도가 빠른 셀트리온이 전날(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재출하면서 빠른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란 희망이 커지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한국이 백신보다 치료제 개발에서 선도국가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2021년 2~3월 예상되는 백신 접종보다 치료제 사용부터 먼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열기는 뜨겁다.

셀트리온, 한국·미국·유럽 동시 사용승인 나서


그 중 개발 선두에 있는 셀트리온의 경우, 전날(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개발 중인 코로나 항체 치료제의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미국·유럽 긴급사용승인 획득에 나섰다.


셀트리온의 이번 임상 2상은 한국,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서 총 327명의 환자가 참여해 지난 11월25일 최종 투약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시험의 상세 데이터를 국내외 전문가와 자체 평가를 통해 분석 완료하고 CT-P59에 대한 식약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는데 필요한 근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셀트리온은 CT-P59의 해외 긴급사용승인 절차도 추진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유럽 EMA(유럽의약품청)와 이번 임상 2상 결과 데이터를 상세히 공유하면서 승인신청서 제출 관련 협의를 개시하고 내년 1월 중 이들 국가 대부분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종근당·신풍제약·부광약품 등 전통 제약사 대부분은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연구하고 있다. 약물재창출이란 이미 허가받은 약이나 물질을 다른 질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는 미국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대표적이다.

"국산 치료제·백신 없으면 해외 의존도 높아져"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선두였던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상용화가 점쳐지면서 외국 백신·치료제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지고 K-방역에 대한 신뢰는 더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 


정부 역시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방역 모범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국산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성공할 때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산 백신과 치료제가 빠르게 개발되지 않으면 한국은 당분간 해외 치료제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셀트리온을 방문해 “치료제 임상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제때 허가를 받아 코로나19로 걱정하는 국민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제약·바이오업계와 만난 자리에서 “다른 나라가 먼저 개발하고 우리가 수입하고 설령 코로나19가 지나가더라도 치료제와 백신 개발은 끝까지 성공해야 한다”며 “감염병 대응 역량을 높이고 백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끝까지, 확실히 성공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빠르면 내년 하반기 K백신 접종 가능


정부는 2021년 하반기나 2022년 초 국내 기술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아이진 등 국내 기업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R&D)이 한창이다. 모두 임상 초기 단계인 임상 1상에 머물러 있지만 정부는 K-백신 자주화를 위해 전폭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생산 계약을 따내면서 주목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NBP2001’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NBP2001은 재조합 항원(단백질) 백신으로 바이러스에서 항원인 단백질만을 체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노바백스’와 ‘사노피’·‘GSK’ 등이 이와 비슷한 기전으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DNA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앞서 백신 ‘GX-19’을 개발해 왔던 제넥신은 ‘GX-19N’으로 바꿔 2021년 초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코로나19는 변이가 빠르다”며 “시간이 좀 더 걸려도 좋은 백신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다국적 제약사의 백신 기술 수준이 국내보다 높음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생산하고 노바백스와 공동 개발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