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왜 거기 있니"화상통화 치매노인 코로나 몰라…요양원 가족발길 뚝
코로나19 시대, 요양원에 남겨진 노인들의 쓸쓸한 연말 풍경
"오랜시간 요양원 있으면 무기력…대형화면 화상대화 지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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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서울 동대문구의 한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80대 A씨는 요즘들어 부쩍 우울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연말에도 가족들이 면회를 올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틈 날 때마다 화상전화를 걸어 A씨에게 안부를 전하지만 받기가 어렵다. 시력과 청력이 많이 떨어진 그에게는 화면 속 자녀와 손주들의 모습을 알아차리는 것조차 어렵다. A씨는 중증치매를 앓고 있다. A씨는 가족들과 만날 수 없는 상황이 코로나19 때문이라는 사실을 치매로 이해하지 못한다. 오지 않는 가족들이 자신을 버린 것만 같아 야속해하면서다.
# 서울 종로구 한 요양원의 70대 B씨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면회가 금지되자 이틀에 한번 꼴로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한다. 하지만 치매를 앓고 있는 B씨는 직접 마주하던 가족들을 스마트폰 작은 화면 속에서만 봐야 하는 상황이 낯설다.
영상통화를 할 때마다 "애들아, 왜 거기에 있니, 빨리 나와"라고 외칠 뿐이다. B씨도 가족들이 자신을 찾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해 속상하기만 하다. 그나마 요양원 동료들과 친분을 쌓으며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외로움을 달래는 것만이 유일한 낙이다.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거나 안부를 주고 받으며 가족의 그 의미를 되새기는 연말도 코로나19 3차 대유행 앞에 속수무책이다. 요양원에서는 연말이면 부모님께 안부를 전하러 오던 가족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 병원과 장례식장에서는 코로나19로 고인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이 그와 마지막 순간조차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감염 취약시설인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집단발병이 잇따르면서 면회가 금지된 기간도 늘어나고 있다. 30일 0시 기준 서울시에서는 구로구 요양병원과 양천구 요양시설과 관련해 각각 190명, 35명의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이달 들어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숨진 사례는 총 55명으로, 이달 전체 사망자 333명 가운데 16.5%를 차지했다.
서울시는 고령자가 많아 위험도가 높은 요양시설의 특성을 고려해 지난달 23일 '천만시민긴급멈춤기간'을 선포, 지난달 24일부터 입소자의 면회·외출·외박, 외부강사 프로그램을 금지한 상태다. 이에 코로나19가 1월부터 12개월동안 국내를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요양원에서 가족을 보지 못하는 어르신 등 소외된 계층에 대한 대책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요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부와 내부의 교류가 막힌 이상 노인들의 우울감을 풀 방법은 내부에서 최대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 사회복지사는 "노인 우울감을 해소시켜줘야하는 것이 사실 외부 강사를 데려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외부를 통해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말벗 상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최선일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복지사도 "가족들이 요청하면 영상통화를 시켜드리고 말벗을 해드리는 정도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은 "어르신들이 안에 집단으로 오래 있다보면 신체 활동이 적어지고 굉장히 무기력해진다"며 "가족들이 찾아와서 별도 방에 위치시키고 큰 화상으로 만나게 하는 것도 (고립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원장은 "전문 요양센터의 규모나 크기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을 텐데 최대한 활용하고 기술적인 측면 부족한 소규모 양로원은 지자체에서 도와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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