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씻겨가길" "버스갇혀 막막"…폭설 속 시민들 동상이몽
'퇴근길 설국'에 대부분 행복한 표정…곳곳 제설작업도
꽉 막힌 도로에 버스·자가용 이용 시민들 불편도 호소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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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 중 유명문장)는 말이 있잖아요? 오늘 퇴근길 회사를 나서니 설국이네요."
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이호진씨(37)는 아이같은 웃음을 지었다. 눈이 하늘에서 계속 쏟아지던 중이었다. 이씨는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다 'n번방'이다 암울한 소식만 있었는데 오늘 내린 눈이 그런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주는 거 같다"면서 "코로나19 상황도 어서 씻겨 내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쌓일 정도의 눈이 6일 오후 6시를 전후 내리기 시작하면서 도로는 꽉 막혔다. 그러나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오랜만에 보는 눈에 대부분 행복해했다.
다만 대체로 지연없이 운행된 지하철과 달리 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40대 진모씨는 "합정역 인근에서 파주행 버스를 타야한다. 평소 1시간 안팎 걸리는 퇴근길이 눈으로 도로 곳곳 정체로 2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버스가 거북이처럼 기어갈 게 벌써 걱정돼지만 당장은 이 상황을 즐기고 싶다"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20대 대학생인 양모씨도 오랜만에 저녁 외출을 했다. 그는 "(코로나 여파로) 취업준비도 모두 온라인 강의로 하다보니, 슈퍼마켓 갈 때 외엔 집밖을 나가지 않았다"면서 눈을 바라봤다. 그는 "볼도 시리고 옷도 젖지만 기분이 좋다"면서 "TV로 일출을 보면서 어정쩡하게 맞이한 신축년을 오늘 제대로 맞이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한쪽에선 각 주택 앞 제설작업이 시작됐다. 자녀를 데리고 나와 눈을 쓸기 시작한 40대 A씨는 "우리 애는 2살밖에 안돼서 오늘 사실상 눈을 처음 본다"면서 "손으로도 만지게 해보고, 코 끝에도 차가운 것을 대면서 느끼게 해주고 있다. 다만 내일 출근길 걱정도 있기 때문에 주차장 주변을 쓸고 있다"고 했다.
이면도로에는 제설차량들이 다니면서 눈을 쓸고 염화칼슘을 뿌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눈에 파묻힌 차량들은 횡단보도에서 잠시 멈추는 동안 지붕의 눈을 쓸어 내리기도 했다.
지하철 홍대입구역 앞엔 지하철역 이용시 눈을 털 종이매트가 등장했다. 그러나 워낙 많은 사람들이 젖은 발을 문지른 탓에 지하철 역사 내부까지 종이조각이 흐트러진 모습이다.
한편 버스 안에서 하세월을 보내야 하는 이들에겐 눈이 내리는 시간이 내내 고통이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일하는 B씨는 2시간 이상 걸려 용산구 한남동 인근에 도착했다. 평소라면 20~3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3~4배 이상 걸려 도착한 셈이다.
서울 등 수도권의 눈은 이날 밤 12시쯤까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빙판길 교통사고나 다중 충돌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운전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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