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비판해온 교수들이 일본의 극우 매체에 기고문을 실어 램지어의 논문을 지적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옆에서 대학생들이 위안부 역사 왜곡 논문을 쓴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왜곡' 논문을 반박하는 글이 일본의 극우 매체에 실렸다. 램지어 교수를 비판해온 교수들이 일본 산케이신문사의 영자 매체 '저팬 포워드'에 "나쁜 역사(Bad History)"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하면서다.

지난 4일(현지시각) 테사 모리스 스즈키 호주국립대 교수는 데이비드 맥닐 일본 도쿄 소재 세이신여대 교수와 함께 저팬 포워드에 기고문을 싣고 논란이 된 램지어 교수 논문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저팬 포워드는 지난 1월 램지어 교수의 기고문을 게재하면서 그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던 매체다.

스즈키 교수와 맥닐 교수는 이번 기고문을 통해 "하버드대 교수 등 수백명의 학자들이 램지어 교수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에 동참했다는 점은 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두 교수는 램지어 교수에 대해 "문제는 언론의 자유 억압이 아닌 기본적인 학문적 기준의 부족 또는 수준 미달 문제라는 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램지어 교수 연구에 대해 강한 반발이 나타난 것은 그가 논란이 많은 견해를 표명해서가 아니며 그의 최근 논문들 중 많은 부분이 이러한 기준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기고문은 램지어 교수 논문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사례, 원문 왜곡 등의 문제에 주목했다.

기고문은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들이 고용주와 계약을 체결했다"(‘comfort women’ signed with their ‘employers’)고 주장한 데 대해 "그는 분명히 그렇게 서명된 계약서는 단 한장도 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램지어 교수의 출처 인용 방식에 대한 우려도 많다며 조선 여성들의 '비인가 매춘부 청원' 사례를 거론했다. 램지어 교수는 1938년 90명의 한국 여성들이 중국 지난에서 비인가 매춘부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조선 총독부에 청원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테사 모리스 스즈키 호주국립대 교수와 데이비드 맥닐 일본 도쿄 소재 세이신여대 교수는 해당 기고문에서 램지어 교수가 원문을 날조하는 방식으로 위안부 문제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3)가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반성을 호소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기고문은 이에 대해 "그가 인용한 문건은 (중국) 지난 여행을 위해 907명(한국 여성 15명 포함)이 공문서를 발급 받았다는 조선총독부의 서한"이라고 설명했다.

즉 조선총독부가 지난으로 여성을 대량 송출하기 위해 발급했던 문서를 램지어 교수가 조선 여성의 자발적 '매춘'으로 날조했다는 지적이다.

두 교수는 램지어 교수 논문에 인용된 미국의 심문 보고서의 문제점도 짚었다.

실제로 이 보고서에는 일본의 신병모집자들이 약 800명의 한국 젊은 여성들을 속여 병원의 부상자들에게 붕대 감는 일을 시켰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고문은 가짜뉴스와 오해 소지가 있는 정보가 전세계를 떠도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학자, 언론 등이 사용하는 출처를 주의깊게 보고 사실로 확인하며 적절한 연구 관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태평양 전쟁에서의 매춘 계약'이라는 논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로 동원된 성노예가 아닌 자발적 매춘부라고 폄하했다. 이 논문은 한국은 물론 미국 등에서도 파문을 불렀다. 국내외 학자들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논문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