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에 출연했던 배우 장동윤(왼쪽)과 이유비가 최근 불거진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뉴스1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논란이 출연 배우들의 사과 릴레이로 확산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장동윤, 이유비, 박성훈, 감우성 등 '조선구마사’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최근 불거진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잇따라 사과의 뜻을 전했다

'조선구마사'에서 충녕대군 역을 맡은 배우 장동윤은 지난 27일 소속사 동이컴퍼니의 인스타그램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번 작품이 이토록 문제가 될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 그것은 제가 우매하고 안일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창작물을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만 작품을 바라봤다. 사회적으로 예리하게 바라보아야 할 부분을 간과했다. 큰 잘못이다"라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대중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 이 글도 여러분들이 제 의도와는 다르게 변명으로 치부하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다만 너그러이 생각해주신다면 이번 사건을 가슴에 새기고 성숙한 배우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용서를 구했다.

같은 날 배우 이유비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린 점, 반성의 말씀 올리고 싶어서 글을 쓴다”며 “이번 작품은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던 시기에 만났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캐릭터를 표현하는 저 자신을 욕심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 왜곡 부분에 대해 무지했고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점 반성한다”며 “앞으로 폭넓은 시야로 작품에 임하는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유비와 호흡을 맞췄던 배우 박성훈도 사과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번 사태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따끔하게 꾸짖어주시고 우려해 주시는 글들을 빠짐없이 읽어보며 ‘조선구마사’의 출연 배우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며 “작품으로 실존 인물을 다룸에 있어 부담감과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창작과 왜곡의 경계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배우로서의 소임은 연기에 진심으로 다가서 주어진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어리석고 모자란 생각이 있었다”며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속상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이번 기회로 신중한 자세로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로 거듭나겠다”고 반성했다.

태종 역을 맡았던 배우 감우성도 결국 고개를 숙였다. 감우성은 이날 소속사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출연한 배우이자 제작진 일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 말씀 드린다”며 “대중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배우로서 보다 심도 있게 헤아리지 못해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 역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5개월여 동안 드라마 제작을 위해 노력해 주신 감독님이나 제작 현장의 스태프, 그리고 촬영에 임한 배우들 모두 각자 맡은 역할만을 소화하다 보니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금번의 드라마 폐지에 이른 점,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일원으로서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출연 배우 정혜성도 같은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다. 정혜성은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갖고 작품에 임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며 “저의 행동이 제 생각과 다르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무섭고 또한 조심스럽다”고 적었다. 

이어 “개인을 넘어 국민으로서 무엇보다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제가 참여한 작품에 대중에게 줄 영향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이라며 “앞으로 제가 걸어가는 길에 있어 개인 그리고 배우로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내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첫 방송 이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극 중 태종(감우성 분)이 죽은 아버지 이성계의 환영을 본 후 광기에 빠져 백성들을 학살하는 내용과 명나라와 국경이 맞닿은 의주 지역에서 대접하는 음식이 중국식으로 차려진 점 등을 지적 받았다.

이에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역사 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고 드라마에 협찬, 제작 지원, 광고를 편성한 기업들에 대한 보이콧도 이어졌다.

논란이 지속되자 SBS는 지난 26일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 방송 2회 만에 제작이 중단된 것이다. 제작사도 해외 판권 계약 해지했으며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도 중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