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터파크
냉장고를 판매하는 S전자는 다음 달 새로운 냉장고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신제품이 나오면 구모델을 찾는 사람은 없어질 텐데 아직 구모델의 재고가 많이 남은 것이다. 고민 끝에 이달 냉장고를 구매하는 고객에 한해 제품을 20% 할인해주겠다는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판매 실적이 좋은 영업사원에게는 판매금액의 3%를 특별 보너스로 제공한다. 물론 이 프로모션이 시작된 이유는 영업사원들만 알고 있다. 당신이 영업사원이라면 상담고객에게 신제품 출시 계획을 알릴 것인가? 아니면 파격적인 프로모션 혜택만 알려 기존 제품을 수월하게 판매할 것인가?

저자는 영업사원이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밝히고 고객에게 신모델과 구모델 사이에서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이야기한다. 윤리적인 관점에서 말하는 게 아니라 마케팅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다음 달 신모델이 출시된 것을 알게 된다면 고객은 자신이 영업사원에게 속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다음에 제품을 구입해야 할 상황이 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영업사원에게서 제품을 사지 않을 것이다. 혹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생기더라도 그의 말을 전부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마케팅은 세일즈가 아니다. 세일즈는 단기 실적으로 평가하지만 마케팅은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가'가 기준이다. 실제로 토요타 자동차는 렉서스의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만족한 고객 한 명이 평생 기업에게 돌려줄 수 있는 가치)를 약 6억원으로 추정한다. 렉서스 직원은 단순히 7000~8000만원인 차량 한 대를 팔기 위해 고객에게 접근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고객에게 접근한다.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제안할 수 있을지 등 진지한 고민에 들어가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 '마케팅 브레인'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모두 나왔다. ▲소비자는 무엇을 바라는지(가치 분석) ▲분석을 바탕으로 기업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치 제안) ▲약속한 가치를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가치 전달) 등 세 가지 축이 이 책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다. '가치를 사는 소비자, 공감을 파는 마케터'와 '디스 이즈 브랜딩'의 저자이기도 한 브랜드 심리학자 김지헌 교수는 100여 개가 넘는 실제 사례를 통해 이 세 가지 축을 완성한다.


소비자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연구해야 한다니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 보인다. 해마다 바뀌는 소비자 트렌드 책을 붙잡고 분석하는 것보다는 더 간단하고 명확하다. 트렌드가 흔들리는 나무의 가지라면 마케팅 브레인은 뿌리와 관련된 이야기다.

당장 책을 읽고 실천하는 게 어렵다면 책의 목차만 여러 번 훑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마인드셋의 시작이다.


마케팅 브레인 / 김지헌 저 / 갈매나무 /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