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현 고전문헌학자© 뉴스1

(서울=뉴스1) 배철현 고전문헌학자 = 인생은 자신이 되어야만 이상적인, 자신이 되기 위한 마라톤이다. 만일 그런 이상적 자신이 없다면, 그는 불행하다. 이리저리 표류하는 부초와 같은 인생을 살다 사라질 것이다. 그런 자에게, 5막인 줄 알았던 인생이 3막으로 끝난다.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이상적인 자신을 공부를 통해 발견하고, 그 자신에게 눈을 고정하고 매일 매일 정진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매 순간이 일생이 되고 한 발걸음이 목표지점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내가 타인에게 가르치는 내용과 내 언행이 불일치해 괴롭다. 그것은 나를 위선적인 인간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내 주위 사람들, 특히 가족과 친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1월, 소수의 젊은이를 선발해 라틴어와 고전을 가르치는 공부 모임인 '서브라임'을 시작했다. 지금은 6명이 생존해 공부하고 있다. 그들은 매주 토요일 온종일 라틴어, 현대문학작품들, 랄프 왈도 에머슨의 초월주의,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길가메시 서사시'를 나와 함께 공부해왔다. 원생들은 매일 일기를 써야 하고 문학작품에 대한 단상 페이퍼를 제출해야 한다. 매주 상당한 분량의 라틴어 원문, 특히 스토아철학자들의 문장들을 암송해야 한다.


나는 지난 5개월을 돌아본다. 보람과 후회가 밀려온다. 보람은, 이 어려운 코로나 상황에서도 미래리더들을 위한 학교를 개설하고, 그들이 자신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불로초를 발견하도록 독려해 왔다는 것이다. 이제는 이들의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 인생 마라톤을 함께 뛰고 싶다. 후회도 있다. 내가 그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강사였는가? 아니며 삶의 소중한 진리인 진심, 열정, 자비, 그리고 친절을 보여준 구루였는가? 지금 돌아보면, 나는 지식을 전달하는 강사였던 것 같아, 회한이 몰려온다. 왜 인간은 자신이 공부한 만큼, 변하지 않는 것일까? 우리가 나이가 들면 성숙해지고 어린 시절 모습을 벗는다. 우리는 라틴어를 배우며 특히 스토아철학자 세네카의 삶에 대해 토론하고 공부하였다.

우리 일상은 준전시 상황이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리토스는 "전쟁은 모든 것의 아버지다"라고 말했다. 고통과 역경은 우리의 인격을 조각하고 도전은 우리의 가치를 마련해준다. 역경의 극복은 자족하는 삶, 행복한 삶을 획득하기 위한 유일한 처방전이다. 세네카는 코로나 감염병이 가져온 위기상황을 극복하게 해주는 삶의 지혜를 선물해 주었다.


그는 일생을 마감하면서 절친인 시칠리아의 행정장관 루킬리우스에게 삶의 철학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그는 이 편지에서 인생의 역경을 맞이하여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고통과 역경은 불가피하다. 인생이 고해다. 병 들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배신당하고, 가족이 화목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파산하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고, 심지어는 극단적인 선택과 마주하는 상황들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들은 인생에서 예외가 아니라 다반사다. 불가피한 역경에 대한 불평이나 낙담은 상황을 더 악화시켜 우리를 소용돌이 속으로 삼켜버릴 것이다.

이 역경을 이겨내기 위한 첫 번째 마음가짐은 이것이다. 인생은 원래 고통과 역경으로 점철된 힘든 길이다. 그런 고통은, 로마 황제, 귀족, 자유인, 그리고 노예 모두에게 적용되는 인생의 진리다. 인생이 고통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세네카는 우리에게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을 할애하여, 그날 일어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을 깊이 묵상해보라고 권유한다. 그것은 마치 왕이 전쟁터에서 적군의 기습공격을 상상하여 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일 왕이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 여겨, 그런 공격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그는 전쟁에서 패할 것이다. 만일 미리 준비한다면, 기습공격이 와도, 그는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그런 자의 실력을 측정하는 관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미래의 어려움을 준비하여 대처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그런 어려움이 자신에게 다가올 줄 몰랐다고 변명한다. 만일 우리가 매일 아침, 15분에서 20분 정도를 할애하여 그날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전략적 묵상'을 삶의 중요한 일과로 만든다면, 그(녀)는 어떤 어려움이 와도 심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자가 된다. 이런 심적인 활동이 분명,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기 때문에, '전략적 묵상' 시간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오락과 놀이'다. 철학자들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이 바로 '놀이'였다. 소크라테스는 종종 길거리에서 아이들과 놀았고, 에피쿠로스는 '정원'에서 친구들과 소박한 와인과 치즈를 즐겼으며 세네카는 정원 가꾸기를 꼭 필요한 일과로 여겼다. 오락과 놀이를 통해 우리는 마음을 친절하게 만들고, 이 친절을 통해 역경을 이길 수 있는 용기와 절제를 키울 수 있다.

역경이 불가피하고, 미래에 일어날 최악의 상황을 '전략적으로 묵상'하고, 오락과 놀이를 통해 마음을 유연하게 준비한다면, 우리가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처방전을 복용한 셈이다. 만일 그런 역경과 고통이 한동안 닥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행운에 감사하고 고요를 즐기며 동시에 다가올 위험을 준비하면 된다. 그러나 인생의 위기가 닥칠 때, 관계가 끊어지고, 직업을 잃으며, 경제적으로 파산하고 죽음의 위협이 다가오면, 우리는 그것을 준비해온 인생의 회복력에 대한 시험으로 여길 것이다.


세네카는 "고통이 없는 삶은 죽은 바다다"라고 말한다. 고대 철학자들은 역경을 원하지 않았지만, 말할 수 없는 역경에 처했을 때, 그것을 불행이나 저주로 생각하지 않고 기회로 여겼다. 그들은 한 인간의 최선을 인생의 역경이 주조한 예술작품이라고 여겼다. 역경은 한 개인이 지닌 내적인 가능성과 잠재력을 일깨우는 총성이다. 불이 금을 주조하듯이, 불행은 용감한 인간을 조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 아침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전략적 묵상'을 실행하는가? 나는 마음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운동, 산책, 독서와 같은 나만의 오락을 즐기는가? 나는 그런 역경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인간인가?

영국화가 제임스 산트(1820-1916)의 '용기, 걱정, 절망: 전투 관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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