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사용승인이 완료된 타운하우스가 공사 중단된 채 방치됐다. /사진=김노향 기자
#.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사는 A씨는 가족과 20년 넘게 살아온 집 주변으로 무분별한 개발이 진행되자 2018년 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집 주변은 1년 내내 물웅덩이가 생겼고 집 바로 앞엔 매일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다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무들은 다 잘려나가고 집만 덩그러니 남은 것도 모자라 생활수마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하지만 피해방지를 요청한지 6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 B씨는 2015년 용인시 처인구의 타운하우스를 분양받았다. 분양대금은 2억1124만원. 계약 당시 공사와 입주는 2017년 11월 완료될 예정이었지만 경사도 문제 등으로 건축 인·허가와 준공이 지연됐다. 실제 준공과 입주는 6개월 늦은 2018년 5월에야 가능했고 사용승인은 더 늦은 2019년 1월 이뤄졌다. 소유권 개별등기는 그로부터 4개월 뒤인 2019년 5월에 됐다. 입주공백으로 월세 지출과 하자 보수비용만 수천만원이 들었지만 B씨는 지체상금을 보상받긴커녕 시행사·시공사로부터 추가 공사비용을 청구당했다. B씨는 현재 시행사 등과 법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용인 타운하우스 난개발 문제가 수년째 지속됨에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자 직접 소송에 나서는 분양자도 생겨났다. 타운하우스 사업자가 당초 주택 건설 자체가 힘든 땅을 매입하고 공사 과정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이를 분양자에게 떠넘긴다는 지적. 뿐만 아니라 30가구 이상 건설 시 의무인 사업계획승인 심사를 피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고 지자체와 국토교통부도 서로 민원 처리를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B씨의 경우 계약서상 매도인이 변경된 사실을 계약 당일에 알았다. 문의 결과 분양대행사 직원은 "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을 받는 절차가 까다로워 회사를 나눈 것일 뿐 동일 회사라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사업구조상 시공하자 문제도 심각하다. B씨는 시행사 H건설이 지정한 시공사, 신탁사, 분양대행업체 등과 패키지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했지만 집앞 정원과 도로 등 기반시설이 없는 상태에서 입주했다. 개인 비용을 약 3000만원을 들여 보수했지만 여전히 창문과 지하창고에서 누수 등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

도로가 없고 물에 잠긴 흙길 /사진제공=독자

'인·허가 문제 없다'는 지자체

B씨가 입주한 타운하우스는 가구당 매매금액이 평균 2억1000만~2억5000만원, 전체 분양수익이 11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50가구 이상이 입주한 가운데 B씨처럼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이 적지 않다. 인근 주민은 "입주 후 몇 달 동안 집앞 흙길이 물에 잠겼었고 지금도 완전히 개선되진 않은 상황이지만 비용·시간 등을 고려할 때 소송이 부담스럽다"며 "아예 공사 마감 자체가 안돼 위약금을 물고 계약을 파기한 사람도 있다"고 토로했다.

B씨는 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을 받아야 하는 시행사가 친·인척이나 회사 임원 등을 이용해 동일한 사업주체를 분할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들어 현재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단지가 당초 분양광고 당시와 다르게 두 개의 시행사에 의해 공사 진행됐고 A법인 대표가 B법인 전 임원인 점을 증거로 들었다. 이와 별도로 준공지연에 따른 지체상금과 추가 공사비용, 입주공백 시 발생한 단기월세 등도 청구한 상태다.


건축 인·허가권자인 처인구와 용인시에 민원 제기와 정보공개 청구도 했지만 지자체는 잘못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처인구와 용인시는 지난 4월9일 정보공개 청구 신청 이후 국토부와 경기도 등으로 사건을 최소 8차례 이송해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 상태다.

용인시 관계자는 "분양자의 피해가 안타깝지만 서류상 법적 하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지자체에 수사권이 없는 만큼 편법으로 법인을 바꿔 건축했더라도 동일 사업주체임을 입증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도 들었다. 시행사 대표는 어려 차례 연락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와 비슷한 사건에서 동일 사업주체에 대한 판단이 주택법상 형식이 아닌 실질로 본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서류상 동일 사업주체로 보기 어렵다"고 전제한 후 "다만 개별 사안에 대해선 인·허가권자인 용인시와 처인구가 최종 결정하도록 답변을 보냈다"고 말했다.

B씨는 타운하우스 입주 직후 하자가 발생해 개인 비용을 들여 보수했다. /사진제공=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