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3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법원이 강제징용 노동자상의 모델을 일본인으로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이근철 판사는 지난 28일 노동자상을 조각한 김운성·김서경씨 부부가 “'징용노동자상이 일본인을 모델로 만들었다'는 허위 사실을 퍼트려 명예를 훼손했다”며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변호사)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6000만원)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2019년 3월께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징용노동자상 사진의 주인공이 일본인으로 밝혀졌다는 기사가 여러 차례 실린 점, 이 교과서에 실렸던 일본인 노동자 사진과 징용 노동자상 인물의 외모적 특징이 상당히 유사해 보이는 점 등으로 미루어 모델이 일본인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노동자상 모델이 1926년 9월 9일 일본 ‘아사히카와신문’에 실린 사진 속 일본인 노동자 모습과 유사하다는 학자의 주장 등이 제기된 반면, 작가 부부가 모델이 일본인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이 보도자료나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일본인 모델로 한 강제징용노동자상 설치는 역사 왜곡으로 시정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한 것은 공공의 이익과 관련이 있다”며 “공익을 위한 것일 때는 지적한 내용이 진실임이 증명되지 않더라도 진실임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위법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1926년 9월 9일 일본 아사히카와 신문에 실린 '훗카이도 토목공사 현장에서 학대받는 사람들' 이란 제목의 기사에 나온 일본인 노무자 사진. /사진제공=이우연 박사
김소연 변호사는 2019년 8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서울 용산역, 대전시청 앞 등에 설치된 헐벗고 깡마른 징용 노동자 모델은 우리 조상이 아니고 일본 홋카이도 토목공사 현장에서 학대당한 일본인이며, 이는 역사왜곡이다”라고 했다.

그해 11월 김운성 작가부부는 김 전 의원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나 무혐의처분됐다. 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1년 6개월 만에 “이유없다”고 기각했다.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은 2019년 8월 13일 평화나비대전행동, 민주노총 대전본부, 한국노총 대전본부 등이 시민 성금 8000만 원을 들여 대전시청 앞 보라매공원에 징용 노동자상을 설치한 것을 두고, 대전시와 서구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설치한 부분과 역사왜곡 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