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 '4단계'…"1년 넘게 참았는데" 한숨,걱정, 아우성
자영업자 '한숨', 직장인 '걱정', 주부 '아우성'…약속 줄취소
개인방역수칙 등 '기본' 지켜야…마스크·손씻기·환기 '필수'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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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사건팀 =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 지난해 1월 말 국내에서 첫 감염자 발생 이후 최고 수준의 거리두기 적용을 앞두고 국민 대다수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언제 코로나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보이고, 3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에 저녁 약속도 잇따라 취소한다. 여름휴가 계획을 급하게 변경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자영업자들은 "가뜩이나 없던 손님이 더 없어지겠다"며 울상을 짓고,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몇 달간 준비해온 결혼식을 망칠까 걱정하고 있다.
1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316명이 발생, 전날(8일)의 최다기록 1275명(8일)을 하루 만에 뛰어넘었다.
정부는 사흘 연속 1200~13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자 오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지역에 거리두기 최고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4단계는 거리두기 개편안 가운데 마지막 단계다.
이번 조치로 사적모임은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까지, 오후 6시 이후에는 2인까지 허용된다. 직계가족, 돌잔치 등 각종 예외는 인정하지 않는다. 직장에는 재택근무 30% 등이 권고됐고 오는 14일부터는 학교도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정부의 결정에 자영업자들은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노원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50대 남성은 "야간에 가게 앞에 테이블을 깔아놓고 장사하느냐 못하느냐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번 4단계 조치로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는 "오후 5시부터 오픈하는 가게인데 지금까진 어떻게 잘 버텨왔지만 이번엔 망할 것 같다" "버틸 힘이 없다. 정부가 이번 달부터 풀릴 것이란 헛된 희망을 줬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4단계 조치에 따라 결혼식엔 '친족 참여'만 허용되면서 결혼을 코앞에 둔 예비 신랑신부들도 답답한 심경을 쏟아내고 있다. 결혼식 준비기간 마음 졸이던 걱정이 현실이 되자 분노를 표하는 모습이다.
매일 출근길에 오르는 직장인들은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상황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주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여의도 IFC몰 인근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불안의 정도가 더 크다.
이번 주 내내 점심을 도시락과 햄버거 등 배달음식으로 해결했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최근 자차로 출근하기 시작했다는 직장인도 나왔다.
이모씨(45)는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다는 소식을 듣고 차를 타고 출근하게 됐다"며 "업무 특성상 집에만 계속 있을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은 아쉬움을 삼키며 오래 전 잡은 저녁 약속을 취소하고 있다. 최모씨(31)는 "코로나 상황 괜찮아지면 만나기로 하고 잡은 약속을 취소했다"며 "벌써 1년 넘게 못 본 건데 계속 상황이 악화해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자녀들과 종일 붙어 있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전업주부들의 고충도 있다.
'돌밥돌밥'이 대표적이다. 돌밥돌밥은 '돌아서면 밥을 지어야 하는 주부'를 뜻하는 신조어로, 코로나로 개학이 연기되거나 온라인 등교를 하면서 자녀들의 밥을 챙기는 시간이 길어진 상황을 반영한 말이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송모씨(39)는 "남편도 재택을 할 예정인데 작년에 돌밥돌밥으로 힘들었던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 같다"며 "코로나도 무섭지만 집안일이 많아지는 것도 두렵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자 '차박' 등 부랴부랴 새 휴가 계획을 짜는 시민들도 있다. 예약한 일정을 취소하고 새 휴가계획을 고민하는 것이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차박'을 계획하는 시민들도 늘고 있지만, 집 밖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휴가를 떠나지 않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4단계 조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의견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12일부터 4단계를 도입하면 늦다"며 이날부터 당장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에 적지 않은 사람이 동의하는 모습이다.
당분간 확진자가 더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코로나 종식의 기대감도 줄어드는 분위기지만 거리두기와 함께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개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일상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밀폐된 환경에서는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환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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