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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확실한 예방 주사'를 맞았다. 본선이 열릴 일본의 덥고 습한 날씨와 짧고 젖은 잔디와 유사한 배경에서 본선 레벨의 거칠고 강한 상대와 겨루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결과까지 만족스러워 더욱 값졌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3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이동준, 후반 49분 엄원상의 골을 앞세워 2-2로 비겼다.
이날 경기가 열린 용인 미르스타디움 잔디는 도쿄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밟을 일본 현지 잔디와 유사했다. 길이가 짧아 공의 속도가 더욱 붙었고, 물을 많이 뿌려 미끄러웠다.
기온도 비슷했다. 경기 시간 기준 용인은 32도였고, 선수들의 유니폼이 금방 젖을 만큼 습했다. 실전과 같은 호흡으로 경기를 펼칠 때 얼마나 힘든지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아르헨티나의 유기적 패스를 막는 데 애를 먹었다. 강하고 빠른 아르헨티나의 패스가 미끄러운 잔디 위에서 더욱 빨라져 대응이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잔디와 패스 속도에 적응, 전반 중반 이후로는 상대와 공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수비로 적절하게 대응했다.
아르헨티나가 수준급 슈팅으로 2골을 뽑았을 만큼 좋은 경기력을 펼친 점도 인상적이다. 김학범 감독이 바랐던 강한 상대였다.
김학범호는 지난 6월 제주 서귀포 경기장에서 가나를 상대로 2차례 평가전을 가졌지만, 당시 가나는 경기 수준이 높지 않아 한국의 올림픽 본선 스파링 파트너가 되기엔 부족했다. 한국은 1차전서 1명이 퇴장 당한 상태에서도 3-1로 이겼고, 2차전에선 새로운 조합으로 실험을 하면서도 2-1로 여유 있게 이겼다.
아르헨티나는 달랐다. 본선을 앞둔 한국이 본선 무대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을 만큼 강하고 거칠었다.
아르헨티나는 경기 내내 빠른 템포의 패스와 거친 압박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선수들은 경합마다 전력을 다해야 공을 가져올 수 있었고, 조금이라도 속도가 늦으면 곧바로 소유권을 빼앗길 만큼 큰 압박감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전반 12분 단 한 번의 컨트롤 실수가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졌고, 후반 7분에도 수비 전환이 다소 늦은 대가로 추가골을 내줘야 했다. 그만큼 아르헨티나는 수준이 높았다.
아르헨티나는 비신사적 행위라 부를 만한 거친 파울도 불사했다. 부상이 염려되는 아찔한 장면이 나오기는 했지만, 덕분에 한국은 본선에서 만날 더욱 거친 팀들에 대응하는 충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요컨대 높은 기술을 갖췄음에도 터프한 경기를 펼치는 팀이 사력을 다해 한국을 상대할 때,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준 값진 시간이었다.
"아르헨티나를 맞아서 우리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대처하는지를 확인하는 게 포인트"라던 김학범 감독의 '평가전 목표'와도 부합한다.
성과는 또 있었다. 수준 높은 아르헨티나의 수비진을 상대로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을 맞춰본 것도 소득이다.
황의조(보르도)와 권창훈(수원) 등 와일드카드들이 후배들과 실전에서 처음 손발을 맞췄다. 가시적인 소득은 없었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고, 일단 톱니바퀴를 맞춰 돌려봤다는 것에 의미를 둘 무대였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균형을 다시 맞춘 결과는 인상적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분명 강한 상대였다. 본선을 앞둔 예방 주사로는 더없이 귀한 9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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