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비틀쥬스' 공연사진. (CJENM)© 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블랙코미디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라이선스도 좋겠지만 창작으로요. 한국형 블랙코미디를 무대 위에 꼭 올려보고 싶어요."

뮤지컬 '비틀쥬스'에서 비틀쥬스 역할을 맡은 배우 정성화가 2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비틀쥬스'를 하면서 코미디를 조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1988년 작)를 원작으로 브로드웨이에서 2019년 첫선을 보인 뮤지컬 '비틀쥬스'는 미국식 블랙코미디의 정석으로 일컫는 작품이다. 전 세계 라이선스 초연으로 지난 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정성화는 배우 유준상과 함께 이승과 저승 사이에 끼어 98억년을 산 유령 비틀쥬스 역을 연기한다. '저세상 텐션'을 가진 비틀쥬스는 스탠드업 코미디처럼 극 중 관객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말장난과 풍자적 유머로 150분을 끌고 간다.


1994년 SBS 개그맨 공채 3기 출신인 정성화는 "개그맨으로 출발한 것이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는 데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이번에도 어색하다기보다 내 물, 내 모래판을 만난 것 같아 굉장히 즐거웠다"고 말했다.

앞서 개막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는 '비틀쥬스'를 '내 코미디 뮤지컬의 정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자본이 투자되어 현대기술이 집약된 코미디 무대를 관객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코미디를 했던 사람으로서 고무적인 일"이라며 "그간 했던 코미디 작품 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인 느낌이어서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비틀쥬스'는 손가락만 까딱여도 불이 번쩍하고, 연기가 나오고, 사람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화려한 무대 기술과 장치를 자랑한다. 여기에 약속된 퍼포먼스가 섞여 한편의 판타지 같은 무대를 구현한다. 완벽한 무대를 위해 개막이 두 차례나 연기되기도 했다.

정성화는 유준상과는 다른 '정성화표' 비틀쥬스의 매력에 대해서도 "유준상은 신사적 호감형으로, 귀여운 모습도 있는데 저는 기괴하고 못났고 무례하고 못생기고 말을 막 내뱉는 느낌"이라며 "이것이 저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비틀쥬스'가 그의 개그맨 본능을 자극한 것일까. 정성화는 앞으로 코미디 장르 작품을 더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모든 코미디가 극적인 장치를 통해서 나와야 좋은 코미디"라며 "애드립보다는 배우의 진실된 연기가 너무 웃겨서 웃는 코미디, 이를 위해서 노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성화는 개그맨 출신이지만 뮤지컬 '영웅', '맨 오브 라만차' 등으로 일찍이 그런 꼬리표를 뗀 배우다. 뮤지컬계에서 독보적 배우로 자리 잡은 그는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려는 후배들에게는 이렇게 조언했다.

"말로 하는 것보다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해요. 원하는 이미지가 있다면 반드시 증명하세요. 자기를 선택한 제작자와 관객에게 그것이 증명되어야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