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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신윤하 기자 = 51세 나정원씨(가명·여)는 지난 1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 경기를 잊지 못한다. 비인기 종목인 데다 메달 가능성이 희박했기 때문에 평소 관심조차 없던 경기였다. 그러나 날아오른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 선수의 모습은 나씨를 벅차오르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최가 1년 늦어지면서 지난 7월23일부터 8월8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진열린 2020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평소 같았으면 메달 순위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줄을 이었겠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다소 다른 풍경이 나타났다.
메달 가능성이 높고 인기가 많은 종목이 아닌 비인기 종목을 향한 응원이 늘어난 것이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은 그 설움을 딛고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우 선수는 높이뛰기 결선에서 한국 신기록인 2m35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으며, 수영 국가대표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은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에서 한국 다이빙 역사상 올림픽 최고순위인 4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근대5종 국가대표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는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주인공이 됐다.
회사원 이모씨(30)는 "메달을 따면 선수도 우리도 기분이 좋은 건 당연하다"면서도 "4년에 한 번 있는, 평생 오지 않을 기회를 잡고 실력을 선보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그 모습을 보는 게 더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한국 럭비대표팀을 위한 관심도 결을 같이 한다. 한국 럭비는 2019년 사상 첫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뉴질랜드에 5-50으로 패한 데 이어 호주에도 5-42로 패배했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0-56으로 완패했으며, 아일랜드와도 0-31로 패했다. 결국 11~12위전에서 일본과 만난 한국은 투지를 보였지만 19-32로 지면서 5전 5패 꼴찌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아름다운 도전"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올림픽 정신으로 알려진 "중요한 건 승리가 아니라 참가하는 것"이란 점에 주목한 것이다. 메달의 색깔, 숫자가 아니라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출전하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습과 그에 담긴 이야기가 국민들에게 더 이목을 끌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경기 중에는 여자배구 경기가 있다. '식빵언니' 김연경(33)이 주장을 맡은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사상 세 번째로 올림픽 4강에 올랐고, 5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의 중심축이었던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학폭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표팀에서 나가게 됐고, 전력은 크게 약화된 것처럼 보였다. 올림픽 전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3승12패로 16개 출전국 중 15위로 경기를 마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참 앞서는 나라들을 상대로 연이어 승리를 거뒀다.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높은 집중력과 협동심은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김연경이 외치던 '원팀'의 모습이 나타났다.
국민들도 이에 주목했다. 한모씨(31)는 "한국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4강에 진출했는데 신화라고 부를 정도"라며 "코로나 상황이 끝나면 경기장에 가서 직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모씨(31)는 "스포츠를 잘 모르지만 김연경 선수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과 다른 선수들과 소통하고 함께 힘내려고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모습은 경기에서 금메달 따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노력 1등'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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