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 AFP=뉴스1 자료 사진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국과 영국, 캐나다가 공조해 벨라루스의 대규모 인권 침해에 대항하는 새 제재를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날은 27년째 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해 6선에 성공한지 1년째 되는 날이다.

특히 미국의 제재 대상에는 최근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의 망명 논란 관련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가 포함됐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벨라루스 개인 23명과 기관 21곳에 대한 제재 조치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루카셴코) 체제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불법적 노력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제재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벨라루스 최대 국영기업이자 비료 생산기업인 벨라루스칼리 OAO가 미 재무부의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벨라루스칼리 OAO는 벨라루스의 주요 외화 수입원이다.


벨라루스 올림픽위원회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 정부는 올림픽위가 돈 세탁을 했으며, 제재를 회피하고 비자금지를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벨라루스올림픽위원장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아들 빅토르 루카셴코가 맡고 있다.

앞서 도쿄올림픽 기간인 지난 2일 벨라루스 단거리 육상 대표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24)가 코치진을 비난한 뒤 출전을 박탈당하고 강제 귀국 위기에 놓인 상태에서 도움을 요청, 논란이 된 바 있다. 현재 치마누스카야는 폴란드에서 남편과 함께 있다.


5일(현지시간) 폴란드로 망명을 신청한 벨라루스의 단거리 육상 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24)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서한샘 기자

영국도 이날 벨라루스 비료·석유제품 수출 부문을 겨냥한 새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하늘길을 막고 금융제재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캐나다는 증권·화폐 시장 상품, 채무 금융, 보험과 재보험, 석유제품과 염화칼륨제품을 타깃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벨라루스에 대한 새 제재를 준비 중이다. AFP에 따르면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강력한 제재를 마련, 내주 열릴 장관 회의에서 승인할 것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벨라루스에서는 작년 8월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당선한 데 대한 선거 부정 의혹과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자를 구금하거나 강제추방하는 등 인권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내가 누굴 쐈나? 사람을 죽였느냐"면서 국제사회의 압력에 저항할 것을 다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최근 숨진 채 발견된 반체제 인사의 죽음과도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의 새로운 제재 관련 소식에도 "제재 전쟁을 확대하기보단 서방 국가들을 협상 테이블로 초청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벨라루스의 우방인 러시아는 루카셴코 대통령 6선 후 벨라루스 사회가 혼란에 빠진 지난 1년간 벨라루스에 대한 차관을 확대하며 지원을 강화해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10억 달러의 부채 상환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러시아 주도의 유라시아 은행에 새로운 신용 한도도 요구했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활동가와 벨라루스 이민자들이 지난해 벨라루스 대통령 부정 선거로 시작된 '반(反) 루카셴코 시위' 1주년을 맞아 집회에 참가했다. © AFP=뉴스1 © News1 서한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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