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예식장 인원 제한과 실효성 없는 분쟁 해결 대책에 결국 불만이 터진 예비부부들이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트럭시위를 하고 있다. 2021.8.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윤지원 기자 = "같은 면적 다른 시설은 바글바글, 결혼식장은 무조건 49인. 형평성 고려하여 인원 제한 수정하라!"

20일 낮 12시 서울시청 앞에 트럭이 등장했다. 예비부부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운영하는 '시위 트럭'이다.

예비부부들은 '전국신혼부부연합회'(연합회)를 결성하고 19일부터 5일간 서울시청 및 세종시 중앙사고수습본부 앞 트럭시위를 통해 정부에 지침을 개선하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수도권 등지에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결혼식장에는 최대 49명까지 모일 수 있도록 제한됐다. 이를 두고 예비부부들은 "종교시설도 99명까지 입장 가능한데 왜 결혼식장만 49명이냐"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인원이 제한되면서 '썰렁한 결혼식'을 하게 된 것도 서럽지만 문제는 이로 인해 예비부부들이 떠안아야 할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공정'을 중시하는 요즘 예비부부들에게는 형평성도 중요한 문제다.


약 2000명이 넘는 예비부부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만나 연합회를 꾸리고 뜻을 함께하고 있다. 연합회는 Δ결혼식 인원수 제한 완화 Δ예식장 보증인원 조정 Δ위약금 문제 해결을 정부에 촉구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후 첫 주말인 18일 서울의 한 결혼식장에 거리두기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2021.7.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예비신부 이소은씨(가명·28)는 "백화점, 식당 다 편하게 사람들이 오가는 데 결혼식장만 49명으로 제한하는 게 너무 과하다"라며 "정부에 뭐라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트럭시위에 돈을 보태게 됐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해 식을 올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을 1년 가까이 미뤘고, 마침내 다음달 결혼하기로 했다. 하지만 결혼식을 두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서울의 거리두기가 4단계로 상향됐다.


이씨는 최소 보증인원 200명이 4만4000원에 해당하는 식사를 하는 조건으로 예식장을 계약했지만, 거리두기가 4단계로 상향되면서 49명만 초대할 수 있게 됐다.

식사는커녕 예식장 입장도 불가능한 마당에 200명을 초대하는 것은 '민폐'에 가깝다. 200명이 오더라도 하객들은 식사 대신 준비한 1만원 남짓의 답례품을 받아가게 된다.


이씨는 "결혼식장 참석 인원이 49명으로 줄었지만 예식장에서는 최소 보증인원을 낮춰주지 않는다"면서 "약 500만원 정도를 손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예비신부 김나현씨(가명·39) 역시 "인륜지대사인데 현행 49명으로는 양가 친척도 제대로 초대하기 힘들다"며 "최소 99명으로는 제한을 풀어줘야 친한 친구들도 좀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10월 강남구에서 결혼하는 박소희씨(가명·33)는 "예식장에 들어오지 못하는데 초대하는 게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또 초대를 못받아서 서운해하는 분도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전문가들은 방역수칙을 지킨다면 결혼식장 인원 제한을 완화하더라도 방역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뷔페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잘 지킨다면 99명까지 완화해도 방역 부담이 크진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인원이 아니라 방역수칙 준수 여부"라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하고 식사를 하지 않는다면 100~200명이 입장해도 방역 부담 없이 운영 가능할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정부가 제한을 완화해주면 예비부부와 예식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최소 보증인원 조정 문제로 예비부부와 예식장이 갈등을 빚고 있지만 정부는 최소 보증인원 감축 조정을 예식장에 권고만 하고 있다"며 "참석 인원 수를 제한하면 최소 보증인원도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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