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9월 중순 파업을 예고했다. 1500여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사측과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는 노조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6년째 요금 동결, 65세 이상 무임승차 비용 부담 등 구조적인 문제도 산재해있다. '시민의 발'인 지하철 파업 현실화를 막기 위한 해법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전국 6대 지하철노조가 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시청역에 서울교통공사 노조 선전물이 게시돼 있다. 2021.8.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구조조정 철회와 정부 재정지원을 요구하며 9월14일 파업을 예고했다.

노사 협상이 결렬될 경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민들만 지하철 파업으로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직원 탓 아닌데 왜 구조조정" vs "정원 10% 감축, 복리후생 축소"


노사 갈등의 이면에는 서울교통공사의 만성적인 재정 적자가 있다. 서울시와 노조, 공사 모두 적자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무임수송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은 같다.

다만 서울시와 공사는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기 전에 자구 노력을 먼저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면 노조는 직원들의 잘못으로 인한 적자가 아닌데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조정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공사는 지난 6월 총 정원의 10% 가까운 1539명 감원, 안전관리 업무 외주화, 복리후생 축소 등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 7월 노사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인력 감축으로 안전 관리 부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인력 운영을 정상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구조조정안에 따라 퇴직이나 결원에 따른 신규 채용을 축소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공사 근로자 A씨는 "퇴직자들이 나가도 신규 채용이 없는 탓에 규모가 큰 역사도 직원 1~2명이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민원이나 폭행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역은 근무 인원이 늘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재정난 방치하고 구조조정 압박" vs "정부 지원 전에 자구노력 먼저"

전 직원이 급여를 한 푼도 안 받아도 적자를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17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합병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용 승객이 줄어들면서 1조1137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도 1조6000억원 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노조는 정부와 지자체가 재정난을 방치해 운영기관의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했다. 한 명을 태울 때마다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인데 이를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자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65세 이상 등 무임수송 비용이다.

노조는 "코레일은 무임비용을 보전받고 있다"며 "교통복지 차원의 무임승차 등 공익서비스 비용은 국비 보전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전국 6대 지하철노조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8.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공사 측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입장은 같다"며 "다만 우리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공사에서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서울시는 우선 당사자인 노사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무임수송 비용은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서울시도 노조의 자구 노력이 선행해야 한다고 봤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조의 자구 노력 없이 기재부에 손실보전만 요구할 수도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파업해도 전체인력 30% 근무…서울시 비상수송대책 준비

노조와 공사 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노조는 9월14일 지하철 총파업에 돌입한다.

다만 노조는 "마지막까지 대화 노력을 다하겠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내부에서는 아직 9월14일까지 시간 여유가 있는 만큼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과 만성적인 재정난을 단기간에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때를 대비해 비상 수송대책을 준비할 계획이다.

지난 2016년 지하철 노조가 성과연봉제 반대 총파업을 진행했을 때에도 서울시는 버스 막차 연장, 개인택시 부제 해제 등 수송 대책을 마련했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해도 필수유지업무 제도에 따라 전체 인력의 30% 수준은 근무를 계속해야 한다. 노조는 파업 전에 사측과 필수인력, 감축 운영 계획을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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