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NHK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아프간)에 파견한 자위대를 철수할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 23일 일본 도쿄에서 아프간으로 떠나는 자위대 수송기 C-2의 모습. /사진=로이터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아프간)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자 일본 자위대 역시 자국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자위대의 이송 작전은 기존에 공언한 대피 인원을 달성하지 못한 채 초라하게 마무리됐다. 

31일 NHK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군의 아프간 철수 시한에 따라 자위대를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 조만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의장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정식으로 결정한 후 기시 노부오 방위상이 철수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아프간에 체류하는 자국민 등의 대피를 위해 자위대의 C-2 수송기 1대, C-130 수송기 2대, 정부 전용기 1대, 자위대원 300여명을 파견했다. 아프간에는 일본 대사관, 국제협력기구(JICA) 등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 가족 등 500명이 일본으로 대피를 희망했다. 하지만 대피 희망자가 공항에 오지 못해 수송엔 실패했다. 일본 외무성은 아프간 현지에 남아 있는 일본인은 "극소수"라고 밝혔다.

그중 정부가 대피시킨 일본인은 지금까지 '1명'이다. 이 사람은 지난 27일 파키스탄으로 수송했다. 지난 26일 아프간인 14명을 카불 공항에서 파키스탄으로 대피시켰다.


지난 26일 오전 카불 공항 인근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나 일본 정부가 제공한 버스편에 탑승해 오려했던 JICA 직원 등 현지인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현재 자위대 수송기와 정부 전용기는 모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대기하고 있다. 외무성 직원과 자위대원들도 이슬라마바드에 체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 이번 아프간 수송 작전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사히 신문은 31일자 사설로 일본 정부가 "결과적으로 많은 아프간인을 남겨둔 채 자위대를 철수하게 된 일은 극히 유감이다. 정부는 무겁게 수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파견 판단이 늦지 않았는지, 공항 이동 지원에 대한 방법 모색은 없었는지 일련의 경위를 철저히 검증해 향후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매체는 "정치 판단이 늦었다는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아프간 정권이 붕괴된 지 이틀 후 "자국민 보호 사명을 가진 일본대사관 일본인 관원 12명 전원이 영국 군기로 출국했다는 (정부의) 판단도 추궁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유럽·미국 각국과 한국은 많은 아프간 협력자 대피 시도에 성공했다. 대피를 향한 준비 지연이 명암을 나눴다"며 일본 정부의 준비가 늦었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