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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그리스의 유명한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9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AFP통신이 2일 보도했다.
테오도라키스는 애잔한 선율로 잘 알려진 '기차는 8시에 떠나네(To Treno fevgi stis okto)'를 작곡한 그리스가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이며, 굴곡진 역사와 저항의 아이콘이다.
그는 고전 영화 '그리스인(희랍인) 조르바'에서 음악을 작곡했고, 지난 1967~1974년 그리스 군사정권 하에서는 반체제 활동을 했다.
그리스 음악의 현대화하며 다재다능한 능력을 발휘했던 테오도라키스는 1969년 영화 'Z'와 1973년 '세르피코'를 포함한 영화의 음악을 담당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는 오페라, 합창곡, 대중가요,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작곡해 그리스 국민에게 제공했다.
그의 전기작가 게일 홀스트-와르하프트에 따르면 테오도라키스는 오디세아스 엘리티스와 조지 세페리스와 같은 노벨상 수상 시인들의 높은 예술 작품에 곡을 붙여 누구나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
◇ 저항과 고문: 테오도라키스는 1925년 7월 29일 에게해 북부의 키오스섬에서 크레타 출신 가문에서 태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7세 때 독일과 이탈리아의 그리스 점령에 맞서기 위해 저항군에 가담했다.
1944년 해방 직후에는 공산당과 왕당파 사이에 내전이 일어났다. 1950년 아테네 음악원을 졸업할 무렵 테오도라키스는 이미 여러 차례 수용소로 보내졌다.
한 때, 그는 아티카 동부 해안의 악명 높은 막크로니소스섬 교도소로 보내졌고, 그곳에서 '좌파'라는 이유로 고문을 받았다.
테오도라키스는 파리 음악원에서 음악 공부를 마친 후 1964년 좌파의 부대표로 국회의원에 선출됐다.
같은 해에 그는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주제곡을 작곡했다. 주연 앤서니 퀸은 이 곡에서 '조르바 춤'이라고 알려진 인기 있는 '시르타키'를 추었다.
1969년에는 그리스의 평화운동가 그리고리스 람브라키스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Z'의 배경음악을 작곡했다. 이 영화는 그해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 영웅에 대한 환영: 1967년 독재 정권이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을 때 테오도키스는 처음으로 체포된 좌파 정치인 중 한명이었다.
1년 후 사면된 그는 비밀애국전선 창설에 관여했고, 이로 인해 다시 구금되고 그의 곡들은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결핵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고 국제사회의 압력이 높아지자 독재정권은 1970년 어쩔 수 없이 그를 다시 석방했고, 그는 파리로 돌아왔다.
당시 테오도라키스는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내놓은 성명에서 "아테네에 남겨진 내 아내와 두 자녀와 많은 동지가 고통받고 있기 때문에 이 자유의 맛은 여전히 씁쓸하다"고 밝혔다.
4년 후 독재정권이 붕괴되고 테오도라키스는 영웅으로 환영을 받으며 귀국했다. 1974년 7월 24일, 엄청난 군중이 경찰의 저지를 뚫고 공항에서 그를 맞으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는 1981년 그리스 공산당(KKE) 후보로 다시 의회에 나와 민주주의 저항의 또 다른 아이콘인 인기 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와 합류했다.
테오도라키스 1990년 보수 신민주주의 정부에 합류하면서 전향했다. 1992년 정계에서 은퇴할 때까지는 포트폴리오 없이 장관직을 잠시 유지했다.
◇ 논란성 발언: 노년기에도 그는 그리스의 정치와 경제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유지하며 아크로폴리스 지하의 집에서 대중의 눈에 띄지 않게 생활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했고, 유태인을 악의 근원인 '꼬마들'이라고 발언해 대서특필됐다.
테오도라키스는 1974년 터키군의 키프로스 침공 이후 전쟁 직전까지 갔던 그리스와 터키 사이에서 화해를 촉구하기도 했다.
2012년 그리스가 빚을 진 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를 받은 직후 의회 밖에서 열린 긴축 반대 시위를 벌이다가 전경들의 최루탄을 맞았다.
2018년에는 그리스 정부와 마케도니아 정부가 마케도니아의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바꾸고 30년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을 때 이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는 그리스가 북마케도니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취하하면 북마케도니아가 더 강한 입장에서 그리스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15년 집권한 뒤 EU가 강제한 긴축개혁에 합의해 좌파 뿌리를 배반했다고 비난을 받았던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테오도라키스는 평생의 아내 미르토와 결혼생활을 했으며 딸 마르가리타와 아들 조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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