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도 여산마을에서 바라본 바다. 방파제 끝자락에 우뚝 솟은 빨간 등대가 관광객를 부른다./홍기철기자
'여우 섬' 전남 여수 낭도(狼島)가 주민이 떠나는 섬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주민이 다시 돌아오는 섬이 됐다. 여수항에서 배편으로 1시간 50분, 백야도 선착장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던 것이 이제는 '0'가 됐다. 지금은 배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여수와 고흥을 잇은 환상의 바닷길 77번 국도 '조발화양대교-둔병대교-낭도대교-적금대교-팔영대교'가 지난해 5월 정식 개통됐기 때문이다.


특히 전남도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된 낭도는 연륙연도의 중심에 위치해 그 특수도 한껏 누리고 있다. 육지와 연결되면서 땅 3.3㎡ 가 300만원에 실거래됐다. 어떤 땅주인은 평당 500만원까지 부를 정도로 낭도의 땅값이 치솟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 4~5000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관광수요에 힘입어 특산물 판매, 식당, 민박 등을 운영해 짭짭한 소득을 올려 주민들의 주머니가 채워지고 있다. 여수지역 섬 관광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낭도의 변신은 진행중이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남도가 주최하고 여수시가 주관해 '섬섬여수 낭도 갱번미술길'을 조성됐다. 관광객들에 볼거리를 제공한다./홍기철기자
지난 5일 낭도의 초입 여산마을. 벽화가 관광객 맞이에 나섰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남도가 주최하고 여수시가 주관해 '섬섬여수 낭도 갱번미술길'을 조성했다.

포토존, 조각 및 벽화, 작가의 미술작품, 마을주민 사진이 눈에 띄었다. 여기서 갱번은 '갯가'의 사투리다. 이 사업은 지역 문화예술인에게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주민들은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한다.

차량 한 대가 지나다닐 정도의 협소한 마을길을 빠져 나오자 망치소리가 요란했다. 관광객들을 위한 카페 등 편의시설을 완공하기 위해 작업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육지와 섬, 섬과 섬이 하나가 돼 옛 영화를 누리던 여객선터미널 쪽으로 발을 돌리자, 먼저 낭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낭도의 맛에 취했다.

마을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포장마차에서 100년 전통의 낭도젖샘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있었던 것. 깔끔하고 담백하다는 낭도막걸리의 유혹을 뿌리치고 둘레길을 찾아 나섰다.
모래가 곱고 파도가 잔잔해 아이들 놀이 장소로 제격인 낭도해수욕장/홍기철기자
모래가 곱고 파도가 잔잔해 아이들 놀이 장소로 제격인 낭도해수욕장이 눈 속으로 들어왔다. '섬 속의 섬'이었던 낭도에 대형 국가어항이 건설돼 있는 것도 이채로웠다.

낭도항 방파제 끝 빨간 등대는 관광객들의 인생 샷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방파제 바로 아래에서 씨알이 제법 큰 감성돔을 끌어 올리는 낚시꾼들의 손놀림도 분주했다.


막바지 더위를 날릴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뒤로하고 낭도둘레1길로 향했다. 낭도중학교-낭도방파제-신선대-산타바오거리로 이어지는 코스로 50여분 소요된다.

참고로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둘레길로 가는 탐방로에 물이 차올라 관광객들이 낭패를 본다는 것이다. 둘레1길과 방파제로 가기 위해서는 낭도해수욕장 인근 탐방로를 지나쳐야 하는데 한 달 중 보름가량이 물이 잠긴다고 한다.


지난해 바닷물에 잠긴 탐방로를 피해 풀이 무성한 산길을 헤쳐 가던 관광객이 2차례나 뱀에 물려 병원으로 후송된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어린왕자에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연상되는 기다란 섬도 바다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목도'다./홍기철기자
3년의 준비 과정 후 고향으로 돌아와 2년 째 낭도사무장으로 일하고 있는 조인귀(52)씨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 둘레1길이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과 관광객이 둘레길과 방파제를 가기 위해서는 해안 탐방로로 가야하는데 지대가 낮아 만조 때 침수되기 일수다. 길 높이기 등 보수가 시급하다"고 귀띔했다.

이날은 다행히 불상사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둘레길을 한참 오르다보면 소원을 빌며 돌을 하나 둘 올려 만든 돌탑들이 무수히 늘어서 장관을 연출했다.

천선대에서 내려 보는 낭도 앞바다는 동심으로 이끌기도 한다. 어린왕자에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연상되는 기다란 섬도 바다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목도'다.
사도와 중도, 증도, 장사도와 추도가 늘어서 있다. 1둘레길의 끝자락 포토존에서 내려다본 다도해의 풍광./홍기철기자
공룡발자국과 함께 낭도의 지리학습장인 주상절리도 이곳 둘레1길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 천연기념물 제434호로 지정된 낭도 공룡발자국 화석지도 볼 수 있다.

공룡 화석은 총 3600여 점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전남과 경남지역 해안과 일본, 중국을 연결하는 중생대 백악기의 범아시아 생태환경 복원을 가능하게 할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공룡화석지 바로 앞에는 새하얀 남포등대가 깜깜한 밤 어선들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등대 건너편에는 사도와 중도, 증도, 장사도와 추도가 늘어서 있다.

1둘레길의 끝자락 포토존에서 내려다본 다도해의 풍광. 낭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가 이곳이란 생각이 든다. 

차량으로 이동해 낭도둘레3길로 향했다. 둘레3길은 역기미삼거리에서 규포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40분 코스다. 규포마을 공터에 차를 세우고 해안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화정면 조발도와 둔병도를 잇는 연도교 둔병대교/홍기철기자
마을 앞 현수막에는 관광객들의 무단쓰레기 투기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둘레길 유일한 통로 다리에는 쇠사슬이 늘어져 차량통행을 막았다.

관광객들이 규포 선착장에 캠핑을 와 쓰레기를 무단투기 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마을 사람들의 궁여지책이란다.

조 사무장은 "선착장에 캠핑하고 쓰레기는 그대로 두고 가면 마을사람들이 치웠다. 쓰레기가 쌓이고 쌓이다보니 처리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어쩔 수 없이 차량이 통행하지 못하도록 마을에서 통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도 문제지만 관광객들을 위한 쉼터, 화장실 등 편의시설의 부재도 아쉬웠다.
여수와 고흥을 잇은 환상의 바닷길 77번 국도 '조발화양대교-둔병대교-낭도대교-적금대교-팔영대교'가 지난해 5월 정식 개통됐다. 적금도와 연결된 '낭도대교'/홍기철기자
 해안길을 따라 걷다보면 낭도대교와 홍도 너머 둔병대교가 모습을 내비친다. 흐린 날씨 탓에 해가 모습을 감춘지도 몰랐다. 시간이 촉박해 제2둘레길은 다음을 기약하며 낭도여행을 마쳤다.

한편 여수 낭도항 개발사업이 지난달 31일 제4차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에 확정돼 협소한 마을 안길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의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낭도항 정비사업은 1만㎡(약 3000평)를 매립해 외곽시설 477m, 접안시설 125m, 도로 542m(폭 8m)를 확충할 계획으로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낭도 먹거리로는 멸치와 파래,톳, 고구마와 막걸리가 있다. 숙박은 캠핑장 등 6곳 정도가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낭도는 여수와 고흥에서 모두 접근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