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6일 서울 노원구 노원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하고 있다. 2021.9.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추석 전까지 전 국민 7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백신 예방접종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던 정부의 계획이 또다른 복병을 만났다. 유효기한이 지난 백신을 접종하는가 하면 엉뚱한 백신을 놓는 오접종 사례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이른바 '백신 포비아(공포)'를 자초하면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접종 모두 이익이 위험보다 훨씬 크다. 접종의 효과는 결과로 드러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방역당국에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설명해야 할 점은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속도…14일부턴 독감 백신 예방접종도 병행


전 국민 대상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오는 14일부터는 영유아 및 어린이·임산부·어르신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4가 백신으로 무료 예방접종 사업이 시작된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 간 백신 예방접종 간격 제한이 없어 동시 접종한다면, 같은 날 각각 다른 팔에 접종할 수 있다고 6일 밝혔다. 특히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는 서로 다른 감염병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남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전날(6일) 정례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진행돼 왔다. 이상반응 근거가 상대적으로 많이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독감을 예방하려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반장은 "올해도 예방접종과 개인위생수칙 준수가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중요하고, 코로나19 환자와 의료기관에서 혼동되고, 그 증상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라도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1차 접종자는 3000만5459명으로 통계청 2020년 12월 말 주민등록인구(5134만9116명) 대비 58.4%였다. 신규 2차 접종 완료자는 7984명으로 누적 1775만1820명을 기록해 전 국민 대비 완료율은 34.6%이다. 다만 향후 진행될 독감 백신의 접종률은 얼마나 될지, 지켜봐야 한다.


◇'사망' 등 이상반응·오접종 등 잇따라…접종 불신·거부사태 불러

정부는 각 예방접종 사업에 속도를 내려 하지만 관련 악재가 많아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게 문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와 독감의 트윈데믹(동시 유행) 우려 속에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가 급증했으며, 백신 유통과정 중 상온 노출, 백색입자 발견 등 접종 불안감이 상당히 높아진 바 있다.

이후 질병관리청은 모두 인과성을 설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았지만 올해에도 역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사망 및 급성백혈병 진단 등 이상반응 신고(호소) 사례가 늘어나는가 하면 오접종 사고도 잇따라 국민적 불안감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가수 성시경 씨는 최근 본인의 유튜브를 통해 "백신 효과를 의심하는 사람들을 나쁘게 몰고 가지 말자"고 발언하면서 백신에 대한 불안 호소 견해에 '일리가 있다'고 했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겠다, 거부한다"는 의견이 속속 확인된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코로나19기획연구단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1일 실시한 '코로나19와 사회적 건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접종 의향에 망설임은 17.2%, 부정적인 응답은 8.9%로 집계됐다. 지난 2월 2차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매우 높다' 응답은 15.3%에서 46.3%로 급증했다.

백신 안전성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39.3%가 안전하다고 답했다. 보통은 42.3%, 안전하지 않다는 답은 18.4%였다. 효과성 질문에는 전체 59.8%가 감염 예방에, 61.5%가 중증 및 사망에 효과적이라고 봤다.

1000명 중 172명이 망설이며, 89명은 접종을 거부한 셈이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의 만족도 평가에서는 66.9%는 만족한다고 답했고 27.8%는 보통, 5.4%만이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연구를 총괄한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접종 의향이 2월에 조사했을 때보다 크게 상승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백신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 효과성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친다"며 "이상 반응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하다. 당국은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도 투명한 설명과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18~49세 연령을 대상으로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하면서 잔여백신 물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31일 서울의 한 백신접종센터에서 관계자가 사용한 화이자 바이알을 들고 있다. 2021.8.3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전문가 "재발방지 방안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국민 불안 덜어야"


감염병 및 보건 전문가들은 일부 국민들의 '백신 포비아(공포)'가 코로나19 유행에 악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방역당국이 포비아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해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 교실 교수는 가수 성시경의 주장을 놓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래도 백신이 어쩔 수 없는 대안이다. 접종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된다"며 "한 가지 걱정은 성시경님께서 하시는 당연하고 반드시 고려해야 할 이야기가 어떤 이들에 (백신 거부) 근거가 되고, 다른 이들에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고 적었다.

정 교수는 "적어도 성인인구에 백신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크다. 접종이 불안한 이들에 더 많은 정보를 자세하고, 투명하면서도 알기 쉽게 전하고, 억울한 피해를 규명하는 게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뉴스1>에 일부 국민들이 백신을 거부, 불안해하는 이유를 찾아야 하는 게 방역당국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지금은 접종을 거부하는 이유를 파악할 길이 없다. 극단적 두려움일지, 신념에 의한 거부인지, 잘 몰라서 거부하는지, 이유가 있어 거부하는지 집계된 데이터가 없다"며 "방역 당국이 이를 관심 갖고 조사하는 게 소통의 첫 시작이다. 오접종 등의 일부 사례로 거부하게 됐다면, 방역 당국이 그 대책을 마련해 해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접종 거부자가 응답자의 10%면, 이는 인구 1000만명중 100만명에 달하는 매우 많은 숫자다. 방역당국이 접종자 중 불만족한 사람, 접종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구체적 사유와 규모를 파악해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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