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ews1 DB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이 '중국 견제의 느슨한 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가 또 다시 '미중 양자택일' 논란으로 시름이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일(현지시간) 약 90분간 전화통화를 하면서 미중패권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기 위해 상호 관심사를 중심으로 협력을 모색했다. 하지만 미중 간 미묘한 '신경전'만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그동안 미국의 대중 정책으로 양국 관계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는 양국 국민의 이익과 세계 공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미중 관계 훼손의 책임을 미국 측에 전가하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는 미중 정상이 '경쟁이 충돌로 번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공감했지만 상황이 급변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겼다는 평가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를 전후해서 중국 견제에 대내외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동맹 네트워크 확대' 정책 기조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기존에 미국이 참여하고 있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등의 협력체를 활용, 비회원국인 일부 동맹국과의 협력 확대를 도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미 의회 차원에서 기밀정보 공유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에 한국과 일본 등이 추가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기조가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단 우리 정부로서는 이러한 바이든 행정부의 움직임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미국과의 관계 강화'와 '중국과의 단절'을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 정부는 파이브 아이즈 참여 여부를 두고 "공식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만, 향후 미 상·하원서 표결 과정을 거쳐 미 대통령의 서명 절차 등이 가시화 될 경우 미중 사이 '전략적 모호성' 입장을 취하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또한 쿼드 정상회의가 대면 방식으로 오는 2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개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기서 '반(反)중국 색채'가 또 드러나게 된다면, 우리 정부는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은 끊임없이 한국을 미국 주도의 동맹 네트워크에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아직 한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고 확실히 미국 편에 선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국도 당연히 거기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한국한테 여러 가지 형태로 공을 들일 수 있다"며 "반드시 당근만을 하는 게 아닌 압박을 할 수도 있다. 특히 남북관계를 하나의 카드로 활용해 미국에 경사되지 않게 하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