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바로 세우기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1.9.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재임시절 추진해온 시민단체 위탁 사업에 대한 대수술을 공식화하면서 환부만 도려낼지,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될지 주목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현재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조성 및 운영실적, 사회주택 추진, 태양광 보급산업, 청년활력 공간, 창동 플랫폼 운영실태 조사 등을 포함해 총 27건에 대한 감사 또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모두 박 전 시장이 공들여 추진해오던 사업들이다. 전임 시장은 '풀뿌리 민주주의', '공동체 사회 실현'을 위해 기존 공무원들이 추진해오던 업무 중 상당부분을 시민단체에 위탁해 추진해왔다.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고,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10년간 추진돼왔으나 특정 시민단체에 지원이 편중된다는 문제 제기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민간보조금과 민간위탁금으로 지원된 금액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 시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난 10여년간 시민사회 분야 민간보조와 민간위탁 사업을 추진해오는 과정에서 뿌리박힌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하는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원)액수가 모두 낭비됐다는 것은 아니지만, 집행 내역을 일부 점검해보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며 "시민 혈세를 내 주머니 쌈짓돈처럼 생각하고, '시민'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사익을 좇는 행태를 청산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바로 세우기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1.9.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에 상당수 시민단체 위탁 사업이 위축되거나, 전면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 시장은 지난 10년간 이어져온 관행을 두고 '그들만의 리그', '시민단체형 다단계', '시민단체 전용 ATM기' 등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임기제 공무원으로 서울시 도처에 포진해 위탁업체 선정부터 지도·감독까지 관련 사업 전반을 관장했다"며 "자신이 몸담았던 시민단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그들만의 마을, 그들만의 생태계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도 모자라 '중간 지원 조직'이라는 창구를 각 자치구에도 설치하고 그것조차 또 다른 시민단체에 위탁해 운영토록 했다"며 "처음부터 시·구 공무원이 직접 집행하고 정산하게 하면 될 것을 중간 지원 조직에 맡겨 위탁금은 위탁금대로 나가고 수탁단체는 시 예산으로 보조금을 나눠주고 생색을 내는 기발한 사업구조를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오 시장은 이번 대수술이 관련 사업의 전면 백지화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강도 높은 질책으로 이미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오 시장이 지적한 사업은 대부분 자치구에서 서울시 교부금을 받고 진행해오던 것들"이라며 "전면 백지화가 아니더라도 관련 예산이 줄어들면 해당 사업이 위축되고 서서히 중단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개별적인 사업 하나하나를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감사를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며 "사업마다 가지고 있는 장단점을 검토하고 사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가능하면 예산 누수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성비 높은 사업'을 만들기 위한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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