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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박영자씨는 까막눈이 부끄러웠다. 어렸을 땐 8남매 사이에서 글을 배울 틈이 없었고, 어른이 된 뒤에는 아들 둘과 딸 둘을 키우느라 바빴다.
손주의 학습지 선생님에게 글을 가르쳐 달라고 하려다가 도망친 적도 있었다.
65세가 됐을 무렵, 박씨는 문득 글을 못 쓰는 자신의 손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박씨는 그 길로 한글 교실을 찾아갔다.
이제 80세가 된 박씨는 이야기를 "밥 짓듯 지을 수" 있다. 좋아하는 가수 영탁의 노래 가사를 읽고 '영탁! 하는 일 잘 되길 바람!'이라고 편지도 쓸 수 있다.
박씨는 "한글을 알았는데 내가 참말로 좋아졌다"고 시에 썼다.
박씨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시화작품 '어머니 전상서'는 서울특별시장상을 받았다.
30일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2021년 서울지역 문해교육 시화전'을 온라인으로 열고 문해학습자 40명의 작품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세월로 쓰고 마음으로 그린, 시와 그림 이야기'가 주제다.
이번 시화전은 유네스코 '문해의달' 행사의 일환이다. 서울지역 문해 학습자들이 학습 성과를 공유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마련했다.
서울시문해교육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누구나 시화전을 볼 수 있다.
시화전 접수 작품은 지난해 111점에서 올해 190점으로 늘었다. 그중 심사를 거쳐 40점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70세 김종원씨는 '하늘나라 집사람에게'라는 작품으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김씨의 학습 지도를 맡았던 이미애 영등포늘푸름학교 교사는 "평생 공부하고 싶어 하셨던 부인과 사별하고 자신만 학교에 다니게 된 것을 미안해했다"며 "부인 휴대전화를 옆자리에 올려놓고 공부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10월 5일 소규모 시상식을 열고 수상자를 격려할 예정이다. 시상식 영상은 14일 유튜브에서 공개한다.
김주명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은 "시화 작품을 감상하는 분들도 함께 평생 배움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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