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공존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방역체계가 확진자 차단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걸 막고,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규제 일변도였다면, 위드 코로나는 조인 건 풀고 막힌 건 뚫어줌으로써 코로나19 이전(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의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은 있기 마련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고,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준비돼 있는 걸까. 뉴스1이 미리 점검해 봤다. [편집자 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기준인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 70%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접종을 마친 후 이상반응을 관찰하고 있다. 2021.10.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전준우 기자,이밝음 기자 = 정부가 다음 달부터 적용할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로드맵 마련에 한창인 가운데, 방역 최일선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무원들은 위드 코로나로 시민들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방역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년째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 관련 지침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정부는 22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제2차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회의를 열어 11월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위드 코로나 이행계획은 오는 29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마스크 쓰기 등 기본방역 조치는 유지하되 식당·카페 등 생업시설의 운영시간 제한을 해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거리두기 4단계 지역은 오후 10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2년째 방역 점검 업무를 맡고 있다는 한 자치구 공무원 A씨는 "위드 코로나가 이르면 10여일 밖에 남지 않았으나 각종 제한이 상당히 완화될 것이란 전망 외에 아는 게 하나도 없다"며 "정부에서 대책을 짜면 서울시로 내려오고, 다시 자치구에 세부 지침이 내려오는 과정에서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A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방역 점검 외에도 검사, 역학조사, 생활치료센터, 백신 접종 등에 이어 최근에는 재택치료까지 업무가 광범위해지고 있다"며 "직원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한 상황인데 위드 코로나 시대엔 어떤 업무가 추가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다른 자치구 공무원 B씨는 "코로나19는 큰 틀에서 보면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관련 공무원을 크게 늘릴 수 없다"면서도 "제도상의 혼란이 우리는 물론 시민들을 더욱 힘들 게 하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B씨는 연령대별, 업종별로 시기가 다른 백신 접종 신청, 지역과 시간에 따라 나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등을 대표적인 혼란 유발 사유로 꼽았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더라도 당장 모든 제한을 해제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사회적 비용이 초래될 수 밖에 없다.

보건과 관련 없는 부서에 소속된 자치구 공무원 C씨는 "우린 본인 업무가 아닌데도 차출돼 코로나19 관련 일을 하는데 중앙정부에서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현장을 자치구에 떠맡기는 상황이 힘들다"며 "매뉴얼 없이 하나하나 케이스를 모아서 이제 체계가 잡힌 게 K-방역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22일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구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1.10.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D씨는 "애초에 정부의 단계별 거리두기 지침은 그때그때 짜맞춘 것이었기 때문에 일관성이 없었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침을 확고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진정한 의미의 위드 코로나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역학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자치구 공무원 E씨는 "위드 코로나로 가면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초기에는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며 "오히려 경우의 수가 늘어나고 물어볼 것도 많아 업무는 무조건 늘어난다"고 말했다.

E씨는 "치명률이 낮아졌다고 해서 '독감 수준으로 관리'라는 표현을 쓰면서 방심하고 위중증 환자 위주로 관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백신 접종을 많이 해도 돌파감염 사례는 계속 나오고 이들 중 경증에서 갑자기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은 언제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재택치료 관련 업무에 배정된 F씨도 걱정이 크다. 다른 자치구에서 재택치료 중이던 60대 코로나19 확진자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 병원 이송 도중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F씨는 "현재로서 눈에 보이는 위드 코로나 정책은 재택치료 외에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실제로 집에서 당장 치료받을 순 없기 때문에 '재택 방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안다"며 "협약 병원에서 재택치료자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하고 특히 환자 이송에는 조금의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들은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경각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방역에 협조해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11월 초 위드 코로나 시대가 시작돼도 당장은 영업시간 제한 해제, 집합인원 모임 완화 외에 크게 달라지는 방역수칙은 많지 않다.

자치구 공무원 G씨는 "점검을 자주 나가 소상공인들을 보다 보니 이들이 다시 영업을 오래할 수 있는 게 내 일처럼 기쁘기도 하다"며 "위드 코로나 이후 상황이 악화돼 다시 방역을 강화하는 일이 없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지 방역 사업 일환으로 매일 저녁 홍대 인근 길거리를 걸으며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하고 있는 여행업계 종사자 I씨는 "위드 코로나는 우리가 꿈꾸는 포스트 코로나 단계와 다르다"며 "지금까지 잘 극복해왔듯이 공무원들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시민들은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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