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모델이 가상인간이면 사생활 스캔들에 휘말릴 리스크가 없다는 건 장점입니다. 하지만 가상모델도 음란사이트에서 성상품화가 되거나 일반인들에게 열등감을 주는 등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는 건 잠재적 위험요소입니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보험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가상모델을 광고모델로 쓸 경우 유명 연예인보다 최대 5배 정도 저렴한 비용을 투자해도 되지만 부작용 대비책은 미흡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장기적으로 가상모델을 홍보대사로 쓰는 보험사들은 더 나타날 것”이라는 여운을 남겼다. 

신한라이프가 출범과 동시에 기용한 홍보모델인 가상모델 ‘로지’로 상당한 홍보효과를 보고 있다. 보험사 광고 중에서도 ‘재미’를 노린 새로운 형식들의 아이디어 광고도 종종 등장하고 있지만 가상모델을 활용한 것은 보험사 중 이번이 최초다. 로지가 보험상품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기 보다는 브랜드를 알리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신한라이프 측 입장이다. 


실제 신한라이프 TV광고 CM송인 ‘Fly so higher(부제:오늘처럼 놀라운 내일을)’까지도 관심을 모으면서 고객센터로 곡명이나 음원발매 여부를 문의하는 고객들도 많았다고 한다. ‘새로운 보험사 탄생’이라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데 성공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라이프는 기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상당한 홍보효과를 거뒀다. 

현재 로지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신한라이프 상품이나 라이프 스타일 등을 추천하는 등 팔방미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통해 친밀도도 높이고 있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이 ‘로지 아빠’를 자처한 것도 로지의 활약이 깔려 있다. 이쯤되자 일부 보험사들도 가상모델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걸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만 가상모델 기용에 따른 부작용은 여전히 과제다. 완벽한 외모를 가지고 늙지도 않으며 학폭 논란 등에서도 자유로운 인간 아이돌의 한계를 뛰어넘은 가상모델이 사람을 대체한다는 것에 대해 아직은 부정적 시각이나 거부감이 남아 있다. 가상모델의 완벽성에 ‘위화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챗봇 ‘이루다’ 논란처럼 성상품화 되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스캐터랩이 2020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출시한 이루다는 일부 이용자가 성적인 대화를 유도하고 혐오 발언을 하며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이 때문에 출시 1개월 만에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루다는 실제 연인들이 나눈 대화 데이터를 AI로 학습시켜 실제 여성과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20세 여대생 콘셉트의 챗봇이다. 챗봇은 대화(Chat)와 로봇(bot)의 합성어로 메시지나 목소리로 대화하는 서비스다. 

가상모델은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더라도 소모적인 논란에 휩싸이면 서비스나 상품 중단 등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들이 가상모델이 가져올 부작용 해소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