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 구성원들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 문화재청 궁릉유적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지개발 위기에 처한 태릉·강릉을 온전히 보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문화유산인 조선 왕릉이 인근 고층 아파트 건설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김포 장릉에 이어 서울 태릉·강릉까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8일 서울환경운동연합, 초록태릉을지키는시민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회원들은 서울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있는 포스트타워 앞에서 정부와 문화재청의 태릉·강릉 보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건설에 따라 태릉·강릉의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훼손된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지난해 8·4대책의 일환으로 태릉·강릉 전면부에 위치한 태릉골프장에 1만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태릉은 조선왕조 11대 중종의 부인 문정왕후 윤씨의 무덤으로 명종의 무덤인 강릉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속한다.


문화재적 가치 훼손을 우려하는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정부는 6800가구로 공급 규모를 낮췄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조만간 유네스코에 서한을 보내 정부의 공급 계획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김포 장릉 인근인 검단신도시에도 고층 아파트가 올라가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9월 17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포장릉 인근에 문화재청 허가 없이 올라간 아파트의 철거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김포 장릉은 파주 장릉, 계양산과 일직선상에 위치해 이어지는 조경이 특징이다. 해당 아파트는 김포 장릉-계양산의 가운데에서 조경을 방해한다”며 “문화유산등재기준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려워져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심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환경연합도 "최근 검단 신도시 개발 사업으로 인해 김포 장릉 경관을 훼손한 사태는 문화재청이 세계유산 관리를 얼마나 태만하게 해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문화재위원회는 27일 김포 장릉 인근 아파트 건설을 심의한 결과 ‘철거’ 대신 ‘보류’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