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출신의 김현준 LH 사장은 내부 개혁에 혁혁한 공을 세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취임 초와 달리 계획했던 구조조정마저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불법 신도시 투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투입된 김현준 사장(사진·53)이 취임 반년 동안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단행했음에도 추가적인 비리가 드러나 위기를 맞고 있다.

국세청장 출신의 김 사장은 LH 내부 개혁에 혁혁한 공을 세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취임 초와 달리 올해 LH 국정감사에서 퇴직 간부가 설립한 건축설계회사에 7년 동안 588억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주는 등 전관예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며 다시 사면초가에 빠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대구 서구)이 LH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S사는 2014년부터 올 9월까지 설계와 건설사업관리 용역 588억원(42건) 규모의 일감을 따냈다. S사는 설립 7년 만에 LH 용역 수주액 4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수주 상위 1~7위 업체의 사업 경력이 21~36년에 이르는 점을 고려할 때 LH의 전관예우 의혹이 불거졌다.

LH 저승사자로 불렸던 김 사장이 취임한 후 5개월이 지난 올 9월까지도 사실상 일감을 몰아주기가 이뤄진 상황이어서 정부의 LH 혁신방안도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다만 LH는 지난 8월부터 건축 공모 심사를 강화해 기존에는 내부 위원이 심사에 참여했지만 심사위원 전원을 외부위원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취임 초 부동산 투기 등 비위 정도가 심한 직원 4명을 파면하고 2명을 해임했다. 2명은 직권면직했다. 이어 7월에는 상임이사의 80%를 교체하는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LH는 땅 투기 논란과 관련해 2025년까지 1064명 단계적 감원을 확정했다. 정부는 당초 LH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2000명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역 시민들의 반발이 커졌고, 김 사장 역시 국감에서 “업무량이 가중돼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력감축 방안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