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에 무면허 음주 뺑소니 사고로 30대 가장 2명을 숨지게 한 가해자가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며 엄벌해달라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됐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밤길에 무면허 음주 뺑소니 사고로 30대 가장 2명을 숨지게 한 가해자가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며 엄벌해달라는 피해자 유족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2일 오후 9시9분쯤 충남 서산시 해미읍 편도 2차선 도로에서 운전자 A씨(50대)가 술에 취해 모닝 승용차를 몰던 중 자전거를 타던 30대 남성 2명을 치어 숨지게 했다. 당시 A씨는 피해자들을 치고 달아나다가 다른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뒤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들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들은 사고 당시 헬맷 등 안전 장비를 모두 착용한 채 갓길에서 자전거를 탔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중 한 명의 아내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1일 '무면허 음주운전자가 아이들의 아빠를 죽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청원인은 "(사고 직후) 남편은 의료원에서 응급 치료 중 외상성 뇌손상으로 사망했고 함께 있던 남편의 동료는 그 자리에서 중증 뇌손상으로 숨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가해자는 규정 속도가 시속 70㎞인 도로에서 103㎞로 과속운전을 했고 무면허에다 혈중알코올농도 0.166%의 만취 상태였으며 본인의 인적사항조차 말하지 못 할 정도였다"며 "재판과정에서 가해자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등으로 구속되는 등 동종 범죄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잠든 아이들을 두고 정신없이 병원에 도착했더니 남편은 이미 차디찬 영안실에 누워 있었다"며 "왜 그날따라 '조심해서 잘 다녀와'라는 인사를 하지 않았을까. 다녀오라고 김밥을 싸 먹이는 대신 자전거를 다른 날 타라고 말릴 걸 후회된다"고 자책했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무면허 음주운전자가 아이들의 아빠를 죽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2일 오후 1시 기준 56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원인은 "경찰서에서 남편의 유품을 찾고 사고 현장에 남은 처참한 흔적에 무너져 울었다"며 "하지만 어린 자식들 앞에서 울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6살 막내는 '그때 아빠 얼굴에 왜 상처가 있었어? 아빠 이제 없지? 아빠 하늘나라에 갔지?'라고 물어본다. 저는 '아빠는 좋은 곳에서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을 거다'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듣고 있던 8살 둘째는 '왜 자꾸 아빠 애길 해. 슬퍼지잖아'라고 한다. 10살 큰아이는 무섭다면서 어른 없이 집에 있지도 못한다"며 "이젠 엄마밖에 없다는 생각에 3남매가 돈 걱정을 하고 엄마 없이는 집에 있는 걸 불안해 한다. 앞으로 아빠 없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가해자는 1심 재판부에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으나 현재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청원인은 "두 집안의 가장이 사망했는데 가해자는 10년형을 받았다"며 "우리 앞에서는 '잘못했다, 죄송하다, 죽어서라도 용서를 빌고 싶다'고 하더니 죗값을 치르기에도 부족한 10년형을 선고받고 바로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가해자는 (출소 이후) 또다시 사고를 낼지 모른다. 저희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허망하고 억울한 죽음이 있지만 죗값을 치르는 죄인은 없다. 억울하고 기가 막히다. 더 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두 가정의 평범한 일상을 앗아간 가해자가 엄벌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2일 오후 1시 기준 56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