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대선 및 총선 투표가 2021년 11월7일(현지시간) 오전 7시 시작한 가운데, 다니엘 오르테가(오른쪽) 대통령과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이 수도 마나과에서 투표에 참여한 뒤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 모습.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이 사실상 4선 연임을 확정 한 가운데 미국과 영국 등 국제사회는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니카라과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오르테가 대통령이 49%의 투표를 집계한 가운데 75%의 득표로 4년 연임의 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니카라과에서 오르테가 정권의 비민주적인 행동을 지지하는 이들을 압박하기 위해 외교, 동맹국과의 행동, 제재 및 비자제한을 적절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선거 결과 발표 전 성명에서 "이번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민주적이지도 않은 엉터리 선거(pantomime election)'"라고 비판했다.


영국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니카라과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는 명목상의 선거였다"며 "그것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니카라과 대통령 선거 및 총선거가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오전 7시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통령과 부통령, 국회의원 90명, 중미통합체제 의회(Parlacen) 니카라과 대표 의원 20명을 뽑는다.
단원제인 니카라과 의회는 원래 92석이지만, 2석은 이미 지정된다. 1석은 퇴임하는 대통령 몫이고, 1석은 대선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하는 후보에게 돌아간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집권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이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친미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1979년 국가재건위원회를 이끌며 권력을 잡았다. 이후 1985년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해 1990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 데 이어, 2007년부터 3선해 15년간 집권해왔다.

니카라과는 FSLN 집권 이래 베네수엘라와 쿠바에 버금가는 급진 반미 국가다. 특히 경제는 2018년부터 3년간 줄곧 2~3%의 역(-)성장을 하며 어려움이 가중하고 있다.


계속된 고립과 오르테가 대통령의 장기 집권 야욕으로, 여론도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마지막 선거 이후 대통령 임기 제한을 폐지하고 가족 사업을 확장하며 언론 탄압을 강화하는 등 장기 집권의 길을 닦았다.

이에 2018년에는 대통령 반대 시위가 일어나 지지자들과 충돌하는 대규모 유혈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수개월간 지속된 충돌과 군경의 진압으로 시위대 중 약 320명이 사망하고 10만여 명이 망명했으며, 150여 명은 아직 수감 중이다.

이번 선거에선 최종 5명의 후보가 오르테가 대통령과 맞붙지만, 이미 야권 유력 후보 7명을 포함해 야당 정치인·운동가·언론인·경제인 등 37명이 투옥되는 등 정적은 제거된 상태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