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이 경제적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8살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1월17일 오후 1시40분쯤 피의자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들어서는 모습. /사진=뉴시스
동거남이 경제적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8살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항소심 재판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당뇨 합병증 등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점이 고려돼 일부 감형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부장판사 박연욱)는 1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4·여)에게 1심에서 감형된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사실혼 관계인 B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C양을 등록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출생신고를 미뤘다"며 "그 결과 B양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채무 문제 갈등 등으로 A씨를 떠난 B씨가 경제적 지원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그가 극진히 아낀 C양을 살해하려 했다"며 "살해 동기도 뚜렷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범행 이후 C양에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B씨와 만나기도 했으며 범행 전후에 걸친 A씨의 행동으로 B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 결과를 낳았다"며 "A씨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봤다.


다만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평소 앓던 당뇨 합병증과 이로 인한 우울증·무력감도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다"며 "수사받던 중 합병증으로 인한 괴사로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등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범행의 불법성이 매우 커서 엄벌을 해야 마땅하나 양형을 정할 때 사정을 고려하면 징역 25년 형벌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했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8일 인천 미추홀구 한 자택에서 8살인 자신의 딸 C양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C양을 살해하고 일주일 동안 시신을 자택에 방치하다 "딸이 사망했다"며 119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C양은 출생신고가 돼 있지 않아 학교에 입학하지도 못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실혼 관계인 B씨가 집을 나가자 배신감 등을 느꼈고 B씨가 경제적 지원까지 끊자 C양을 살해해 복수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C양은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한 채 성장해왔다"며 "C양은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할 8살의 어린 인격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씨가 본인의 경제적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자 그가 사랑하는 대상인 C양의 생명을 빼앗은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전후 정황이 좋지 않고 B씨도 목숨을 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하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B씨는 A씨가 딸 C양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은 후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