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3일 서울 창동·상계 일대 동북권 신도심 조성 현장을 찾아 개발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2021.10.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후보자를 서울시의회가 '부적격'으로 의결했지만, 서울시는 조만간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전망이다.

김 후보자가 SH공사 사장이 된 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추진할 부동산 정책에도 관심이 모인다.

대표적인 정책은 토지임대부 주택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SH공사 등 시행사가 땅을 소유하고 건축물만 분양하는 방식이다. 땅값을 제외하면 분양가를 줄일 수 있어 '반값 아파트'로 불린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9일 SH공사 5대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토지임대부와 지분적립형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사전예약제 공공분양도 내년에 도입하고 예비입주자 제도도 확대하기로 했다.

김 후보자도 지난 10일 인사청문회에서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계획을 묻자 "이르면 내년 초라도 예약제를 도입해 빠르게 시행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은 SH공사 이윤을 붙여 5억원으로 (분양)하고, 서울 주변은 3억원 정도가 적정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자치구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점은 숙제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토지임대부 주택 부지로 강남 옛 서울의료원 부지와 세텍 부지, 수서 공영주차장,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용산 정비창 부지 등을 언급했다.

그러자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혁신파크 부지에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은 도시 기능은 외면한 채 주택 공급에만 급급한 잘못된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김 구청장은 "상업개발이 가능한 유일한 대규모 부지에 일방적으로 공공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이제껏 열악한 도시 인프라를 견디며 혁신파크 개발만을 기다려온 은평구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옛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 건설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 시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성장현 용산구청장도 용산 정비창 부지의 공공주택 건설 논의에 대해 "국제업무지구로 처음부터 계획을 세웠던 곳"이라며 "자기 땅이면 그렇게 짓겠느냐"고 반발한 바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구청장이나 주민들이 반발할 수 있다"며 "각 구의 의견도 이제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김현동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후보자가 10일 서울 중구 시의회 별관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시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오 시장의 공약이었던 분양원가 공개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김 후보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SH공사 사장에 임명되면) 분양원가 공개는 일주일이나 한 달 안에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SH공사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진행하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 항소심 소송도 취하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과거 경실련에서 소송을 이끌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독단으로는 못하겠지만 법률적 문제가 없다면 취하하겠다"며 "제가 알기로는 (분양원가 공개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 거로 10여회 판결이 났다"고 강조했다.

SH공사도 분양원가 공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공사 입장에서는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거라 부담스럽긴 하다"면서도 "오 시장의 공약이고 (김 후보자가 SH공사 사장으로) 오는 게 기정사실이라 SH공사 입장에서는 (분양원가 공개를)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정책에도 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원칙은 고쳐서 쓰는 것이 정상이라고 본다"면서도 "(재개발·재건축 견해가) 일부 다를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상당히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과거 김 후보자는 '아파트를 100년 고쳐 쓰면 어떤가'라고 발언하는 등 재건축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시의회 인사청문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부적격 의견을 의결하면서 "(김 후보자가) 분양원가 공개, 반값아파트(토지임대부주택) 공급확대 등 주택정책을 주장하면서도 위 정책이 미치는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운동을 하며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 대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반면, 사장 후보자 지명 후에는 현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 방향에 지지 의견을 보이는 등 전문가로서의 소신과 신념에 의문이 제기된다"고도 지적했다.

시의회가 부적격 의견을 내도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오 시장은 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서울시는 시의회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하면 검토한 뒤 김 후보자를 임명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임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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