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진영(왼쪽)과 미국의 넬리 코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여자 골프 세계 최고수 자리를 놓고 펼치는 레이스가 점입가경이다. 2021년 세계랭킹 1위를 비롯해 각종 타이틀을 놓고 엎치락 뒤치락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한국 고진영(26·솔레어)과 미국 넬리 코다(23)의 경쟁이 끝까지 뜨겁다.

고진영과 코다는 세계 여자 골프계를 주도하는 강국 한국과 미국에서도 에이스로 꼽히는 선수들이다. 2021년에도 두 선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나란히 4승을 기록했다.


코다는 전반기에만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3승을 올렸고 15일 막을 내린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추가했다. 고진영은 7월 VOA 클래식 우승을 차지한 뒤 9월부터 10월 사이 3승을 휩쓸며 다승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코다를 필두로 미국 선수들은 올해 8승을 합작, 이번 시즌 LPGA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국가가 됐다. 올해 6승을 쌓아 올린 한국은 7시즌 연속 최다 우승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고진영이 다승왕 등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 이긴다면 어느 정도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


고진영.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한국 여자 골프 계보 잇는 고진영…3년간 9승 휩쓴 대세

고진영은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했다. 루키 시즌 1승을 수확한 그는 2015년과 2016년 나란히 3승씩을 기록하며 한국 여자 골프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2016년에는 대상까지 받았다.

국내 무대를 휩쓸던 고진영은 2017년 한국에서 열린 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LPGA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고진영은 이듬해 미국에 진출, 그해 2월 ISPS 한다 호주 여자 오픈 정상에 서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2019년부터는 고진영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그해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해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제패한 고진영은 시즌 4승을 기록,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 등 주요 타이틀을 휩쓸었다. 2019년은 고진영이 한국 선수 역대 5번째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해이기도 하다.

고진영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단 4개 대회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년 연속 상금왕에 등극했다. 2020년 한해 동안 고진영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넬리 코다. © AFP=뉴스1

◇스포츠 가문 출신 넬리 코다…미국 여자 골프의 자존심

코다는 스포츠 명문가 출신으로 유명하다. 아버지 페트르 코다는 1998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테니스 스타고, 어머니 역시 1988 서울 올림픽에 체코 테니스 대표로 출전했다. 언니 제시카 코다와는 함께 LPGA투어에서 활약 중이고 남동생 세바스찬 코다는 세계랭킹 41위의 실력자다.

코다는 2017년 LPGA투어에 데뷔했다. 루키 시즌에는 우승이 없었지만 2018년 LPGA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19년 2승을 추가했으나 2020년에는 무관에 그쳤다.

코다가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것은 올해의 일이다. 지난 2월 게인브릿지 LPGA에서 우승한 뒤 마이어 클래식,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잇따라 제패했다. 메이저대회 우승 이후에는 고진영을 세계랭킹 1위에서 끌어내렸고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명실상부 여자 골프 최고의 선수가 됐다.

코다는 한국에 밀려 주춤하던 미국 여자 골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코다는 스테이스 루이스(미국)가 2014년 21주간 1위 자리를 지킨 이후 약 7년 만에 미국 선수로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코다는 여자 골프 세계랭킹이 도입된 이후 1위에 오른 역대 3번째(크리스티 커, 스테이시 루이스) 미국 선수다.

고진영(왼쪽)과 넬리 코다. © AFP=뉴스1

◇남은 대회는 단 1개…최다승·올해의 선수상·상금왕 갈린다

2020년대의 시작을 알리는 2021년 LPGA투어 시즌 고진영과 코다의 자존심 대결은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 대회에서 두 선수 중 한 명이 우승한다면 여러가지 개인 타이틀도 차지할 수 있다.

공동 선두인 다승왕 경쟁을 제외하고 고진영과 코다는 올해의 선수상 및 상금왕 등을 놓고 경합 중이다. 16일 현재는 코다가 올해의 선수상에서 191점으로 181점의 고진영에 앞서 있고 상금왕 부문에서도 223만7157달러(약 26억3600만원)로 200만2161달러(약 23억6000만원)의 고진영보다 우위다.

남은 대회는 하나 뿐이니 코다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타이틀 수상자를 예단하기 어렵다.

최종전 우승자에게는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가 30점 주어지기에 고진영이 정상에 오른다면 역전이 가능하다. 고진영이 2위(12점)에 들고 넬리 코다가 10위 이하에 그쳐도 역전이 가능하다.

시즌 마지막 대회에는 총 500만달러의 상금이 걸려있고 우승자에게는 150만달러가 주어진다. 가장 큰 규모의 상금이 걸려있는 대회인 만큼 상금왕 경쟁은 더욱 예상하기 어렵다.

고진영은 상금왕 3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이는 '골프여제' 박인비(33·KB금융그룹)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LPGA투어를 지배했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이후 성공한 선수가 없다. 고진영으로서는 욕심이 날 수밖에 없는 기록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