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KT가 8대4로 승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박경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는 한국시리즈 4경기를 내리 이기며 창단 후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21.11.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내가 MVP가 아니라 KT라는 팀이 MVP다."

프로 데뷔 19년 만에 밟은 한국시리즈(KS) 무대에서 영광의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된 박경수(37)는 수상 소감마저 베테랑의 품격이 느껴졌다.


KT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KS 4차전에서 8-4로 이겼다. 정규리그 1위로 KS에 직행한 KT는 1~4차전을 싹쓸이하며 창단 후 첫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팀 우승에 큰 공을 세운 박경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90표 중 67표를 받아 시리즈 MVP에 올랐다.


3차전 불의의 부상으로 4차전을 더그아웃에서 지켜만 봐야 했고, KS 성적도 타율 0.250(8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그리 돋보이진 않았으나 박경수의 수상에 이견을 달기는 어려웠다.

박경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승한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행복하다는 느낌을 넘어서 오늘이 안 지나갔으면 좋겠다. 이 기분을 계속 만끽하고 싶다"고 말했다.


MVP로 뽑힌 것에 대해서도 몸을 낮췄다. 박경수는 "MVP는 최고의 상이다. 가장 큰 무대에서 이런 상을 받아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잘해서 받았다기보다는 팀 KT가 받은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내가 아니라 KT가 MVP다"고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에 공을 돌렸다.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KT가 8대4로 승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2021.11.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003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박경수는 기대와 달리 화려한 커리어를 쌓지 못했다. KS 무대도 19년 만에 밟을 정도로 특급 선수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2015년 신생팀 KT 유니폼을 입은 후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을 이끌었고, 마침내 팀에 창단 후 첫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손꼽아 기다리던 무대에 선 것이 감격스러웠을까. 박경수는 한풀이하듯 한국시리즈에서 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2차전엔 공수에서 맹활약, 데일리 MVP로 뽑혔다.

1회초 무사 1, 2루에서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때린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병살타로 연결한 호수비는 압권이었다. 이 수비 하나로 경기 흐름이 KT 쪽으로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박경수는 타석에서도 3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렸다.

3차전엔 정규 시즌 탈삼진왕을 차지한 두산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를 상대로 5회 결승 홈런을 쏘아 올렸다. 데뷔 19년 만에 KS에서 기록한 첫 홈런이었다.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KT 박경수가 두산 미란다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1.11.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6회 수비 때는 박건우의 까다로운 내야 타구를 잘 처리해 선행 주자를 2루에서 잡아내기도 했다. 박경수의 활약에 기세가 오른 KT는 7회 조용호의 적시타와 황재균의 희생플라이를 더해 두 점을 더 달아나며 승리를 챙겼다.

다만 8회 수비 때 안재석이 친 뜬공 타구를 쫓아가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으로 더는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박경수도 부상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왜 하필 이런 시기에 다쳤을까'라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났다. 그토록 원했던 KS 무대에서 빠지고 후배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았다"며 "다만, 뛸 때는 후회없이 했고 간절하게 했다"고 시리즈를 돌아봤다.

박경수는 6주 진단을 받았으나 4차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비록 같이 땀을 흘리지는 못했으나 득점 때마다 그 누구보다 밝은 미소를 내비쳤고, 통합우승이 확정된 뒤 목발을 짚고 그라운드에 나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8대4로 승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KT 선수들이 박경수가 등장하자 환호하고 있다. KT는 한국시리즈 4경기를 내리 이기며 창단 후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21.11.1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박경수는 우승 원동력에 대해 "팀의 장점이 시리즈 내내 나왔다고 생각한다. 선취점을 내고 추가점을 뽑는 과정도 좋았다. 그러면서 사기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KS 직전 연습경기를 치러준 한화 이글스 팀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화가 수원까지 와서 연습경기를 해준 덕에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한화 정민철 단장님, 최원호 퓨처스 감독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KT와 계약이 끝난다. 이에 대해 "선택권은 내게 없다. 구단과 잘 상의하겠다. 선수로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해보겠다"며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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