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오픈카를 타고 음주운전을 하다 차량에 탑승한 연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제주에서 음주 상태로 오픈카를 운전하다 같이 차량에 탑승했던 연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징역 15년을 구형받았다.

제주지방검찰청은 22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은 우발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살해를 결심한 뒤 이를 실행했다"며 "여전히 진지한 반성 없이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사건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생명의 존엄과 가치에 의문을 던진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피고인의 범행 동기와 경위, 피해의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엄한 처벌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A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검찰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피고인과 피해자 간 일부 다툼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다퉜으니 죽일 만도 하다'고 판단하는 듯하다"라며 "이 사건은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이 무리하게 기소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피고인의 '안전벨트 안 했네?' 발언은 당시 분위기상 안전벨트 미착용 사실을 알려주는 일상적인 주위의 말로 만약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다면 범행을 무산시키는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검찰 측 주장을 반박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와 피해자의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선고는 다음 달 16일 오전 10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A씨는 2019년 11월10일 오전 1시쯤 제주시 한림읍 한 도로에서 포드 머스탱 컨버터블 렌터카를 몰다 도로 오른쪽에 있던 연석과 돌담, 경운기를 차례로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18%로 만취해 있었다.


해당 사고로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연인 B씨는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쳤다. 의식불명 상태였던 B씨는 지난해 8월 결국 사망했다.

이후 경찰은 A씨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살인 등의 혐의를 적용해 A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B씨가 A씨의 이별 요구를 거절해 온 점, 사고 전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음이 울린 점, 사고 19초 전 A씨가 '안전벨트 안 했네?'라고 묻자 B씨가 '응'이라고 대답한 점, 사고 5초 전 A씨가 가속페달을 밟아 시속 114㎞까지 속도를 올린 점 등이 근거였다.

반면 A씨 측은 두 사람이 만난 지 300일을 기념해 제주 여행을 했던 점, 라면을 먹고 싶다는 피해자의 말에 피고인이 운전하게 된 점, 피고인이 사고 전 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튼 점 등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