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의 오미크론 변이 발원은 예견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사진=로이터통신
◆기사 게재 순서
① 오미크론의 아이러니… 크리스마스 악몽 되나
② 백신 불평등, ‘아프리카 발원’ 오미크론 불러왔다?
③ ‘오미크론 대응’ 백신 나오나… “내년 3월 전후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발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보츠와나 등 아프리카가 오미크론 발원지로 지목된다. 왜 아프리카에서 새 변이가 나왔을까. 일각에서는 아프리카에서의 오미크론 발원은 예견됐다는 입장이다. 아프리카 지역이 그동안 백신이나 진단키트 등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고 또 과거부터 이어져온 백신이나 신약에 대한 불신까지 겹쳤다는 맥락에서다. 

WHO “백신 불평등, 오미크론 사태 원인 중 하나”

세계보건기구(WHO)도 현 사태가 백신과 진단키트 불평등에서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낮은 백신 접종률과 저조한 검진률 속에서 새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것.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보면 ‘낮은 백신 커버리지’와 ‘저조한 검진률’이라는 ‘독성 혼합’이 문제”라며 “이것이 바로 변이를 번식시키고 증폭시킨 ‘레시피’”라고 주장했다.

WHO는 1년 전 영국 등 선진국을 시작으로 각국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진 때부터 줄곧 “공정한 백신 보급 없이 팬데믹을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계속 출현하는 신종 변이와 사망 폭증 속에서 백신 공유나 글로벌 제약사의 지적재산권 포기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 접종 완료율은 80% 안팎이다. 이에 비해 세계 평균은 절반(42.7%)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백신 접종과 진단검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오미크론과 싸울 도구도 현재 우세종인 델타 대응 수단과 같다”면서 “백신과 검진, 치료제의 균등한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사진=로이터통신

백신으로 폭리 취한 글로벌 제약사 ‘도마’

이런 가운데 대표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가 이번 팬데믹 기간 백신 판매로 폭리를 취했다는 폭로까지 등장했다.영국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1회분 원가는 76펜스(약 1193원)에 불과하나 화이자는 이를 22파운드(약 3만4562원)에 판매하고 있다. 화이자는 “옵서버가 추정한 원가에는 연구, 유통 등 기타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백신의 세전 이익률은 20% 초반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올해 초당 117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1월16일 세계국민백신연합(PVA)은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모더나의 자체 수익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회사가 모두 합해 초당 1000달러 이상, 분당 6만5000달러, 하루 935만달러를 벌어들여 올해 연간 세전 이익은 340억달러(약 40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PVA는 제약사들이 자사가 생산한 백신 물량 대부분을 부유한 국가에 집중적으로 공급했다고 비판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코로나19 백신 전체 공급량의 1% 미만을 저소득 국가에 제공했고 모더나는 단 0.2%만 저소득 국가에 공급했다는 것. PVA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모더나는 80억달러 이상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았음에도 백신 기술을 중·저소득국가 제약업체에 이전해달라는 WHO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화이자의 매출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1년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전 세계 1위 제약기업인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입지를 더 단단히 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으로만 올해 360억 달러(약 42조73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백신 덕분에 올해 3분기 화이자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배를 넘어섰다.지난 3분기 화이자 전체 매출은 240억 달러였는데 매출의 절반 이상인 130억달러가 코로나19 백신이었다. 

모더나도 올해 3분기 6조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했다. 모더나는 3분기 코로나19 백신으로 49억7000달러(5조 16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상반기 62억 9100만달러(7조 2100억원)을 포함해 약 107억달러(12조 7376억원)를 기록했다.

남아공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백신 불신 여전… 제국주의·글로벌 제약사의 그늘

아프리카에 만연한 백신이나 신약에 대한 불신도 변이 출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저조한 백신 접종률이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취약한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것. 

NYT는 아프리카의 보건 인프라가 미흡하고 백신 불신이 널리 퍼져 있어 주민들에게 백신 접종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백신 불신은 아픈 역사적인 기억과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에는 낯선 의약품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존재하는데 제국주의와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행한 기억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NYT는 일례로 제국주의와 글로벌 제약사의 횡포를 들었다. 제국주의 시절 식민지 아프리카인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이 자행됐다. 1990년대까지 글로벌 제약사들은 아프리카 주민들을 실험 대상으로 취급했다. 2000년대에는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에이즈가 창궐했는데 약값이 비싼 탓에 환자 대다수가 약을 쓰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이익만을 쫓는 글로벌 제약사의 민낯을 고발한 것이다.

아프리카 주민들의 백신 불신은 통계에서 확인된다. 아프리카질병통제센터 조사 결과, 아프리카 15개국 주민 43%는 글로벌 제약사와 관련해 ‘백신 실험동물’로 취급된다고 생각한다는 것. 백신 수급이 마땅치 않은 마당에 이 같은 불신까지 더해져 아프리카에서 각종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